[임채운의 혁신성장 이야기] 경제위기 공포에서 혁신성장 기회가 싹튼다

입력 2020-03-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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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코로나19가 무섭게 기세를 떨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전염병 최고 경보 단계인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포하면서 집단감염의 공포가 확산되어 사회생활 뿐 아니라 경제활동이 마비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금융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며 대공황급 폭락을 기록하고 있다. 수요 위축에 따라 국제유가도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금과 미국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도 이례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금융시장이 요동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실물경제가 더 타격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람들이 활동을 하지 않으니 소비가 줄고 연쇄적으로 생산도 감소하고 있다. 수요 절벽에 매출이 급감한 내수 산업과 서비스업은 존폐 위기에 놓여 있다. 국가 간 교류가 봉쇄되면서 글로벌 공급사슬이 멈추고 국제교역도 감소하고 있다. 제조기업은 원자재 수급이 차단되고 내수와 수출 판로가 막혀 기업활동 자체가 위협을 받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올해 세계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주요국이 장기 침체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되면서 글로벌 장기 불황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처 예상하지 못한 돌발적 충격은 기업들에 직접적 피해를 주고 있다.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시기에 투자는 얼어붙고 구조조정과 인력감축이 단행된다. 대기업들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국내 1~2위 사업조차 매물로 시장에 내놓고 있다. 대기업도 생존을 고민하는 상황에서 중소기업들은 치명상을 입고 있다.

이처럼 경제 대공황이 우려되는 가운데 혁신성장을 언급하는 것은 한가하고 배부른 소리로 들린다. 극한의 위기가 닥쳐올 때는 생존이 가장 우선시된다. 살아남기 위해 자산을 매각하고 혁신을 위한 투자를 줄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하지만 엎드려만 있으면 아무것도 보지 못한다. 생사의 기로에서 과감한 기업가정신으로 혁신에 도전해 승부수를 던져볼 만하다.

혁신가는 항상 낙관적이다. 쓰레기통 속에서도 장미꽃을 찾아 볼 수 있어야 한다. 모두가 어둠 속에서 절망할 때 희망의 불빛을 보고 앞으로 나간다.

필자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의외로 쉽게 해결되고 그 이후에 엄청난 성장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바이러스는 백신만 개발하면 쉽게 퇴치될 수 있다.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백신의 개발은 시간 문제일 뿐 현대 기술로 충분히 가능하다. 팬데믹에 해당하는 바이러스의 백신은 엄청난 대박이기 때문에 전 세계 제약사와 바이오 업체들이 혈안이 되어 백신 개발에 전력투구하고 있을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가 퇴치될 이후의 경제를 생각해 보라. 우선, 사람들이 다시 활발히 활동하고 위축된 소비심리가 회복되면 폭발적으로 소비가 증가할 수 있다. 기업들은 그동안 상실한 매출을 만회하려고 공격적으로 투자할 것이다. 각 국 정부는 경제활성화를 위해 대대적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다. 세계 경제가 다시 활황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세계 경제는 오랫동안 호황기를 구가하여 조정이 필요했고 코로나바이러스는 조정의 빌미를 줬다. 그런데 지금은 과도하게 조정되었기 때문에 다시 반등의 기회가 올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종식된 이후에 단순한 경제회복을 넘어 산업의 구조혁신이 급격히 이루어질 것이라 예상한다. 코로나19 사태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의 진가를 명백히 보여 주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도 경제생활에 큰 지장이 없던 것은 정보통신기술과 스마트폰 덕분이다. 집에서 재택근무를 하고 금융거래도 아무 지장없이 수행할 수 있다. 필요한 물건은 전자상거래로 주문해 택배로 받아 볼 수 있다. 대학 강의도 온라인으로 대체할 수 있었다. 앞으로 4차 산업혁명 기술은 빠르게 일상생활에 스며들어 무인화·자동화·지능화·원격화의 추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제조 현장에서도 스마트팩토리가 급속도로 정착될 것이다. 정부정책의 급격한 전환도 예상된다. 경제체질 개선을 위한 구조변화가 명분을 찾을 것이며, 혁신성장에 필요한 규제개혁도 동력을 받아 추진될 수 있다. 코로나19로 발생한 우리 경제의 위기는 과거의 IMF위기나 금융위기와 같은 구조적 문제에 기인하지 않는다. 일시적 감염 사태로 구조적 약점이 드러났을 따름이다. 예방차 백신을 맞듯이 구조적 문제가 누적되어 심각하게 불거지기 전에 개선할 기회가 주어졌다. 이번 위기를 계기로 경제구조 개혁과 혁신성장을 더욱 강력히 추진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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