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취득ㆍ소각…주가 방어 나선 상장사들

입력 2020-02-11 15:23 수정 2020-02-1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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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상장사들이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통한 주가 방어에 나서고 있다. 확실한 주가 부양 효과를 위해 자사주 매입 이후 사들인 주식을 소각하는 상장사도 늘었다. 다만 효과는 기업마다 각각 다르게 나타나는 양상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자사주 매입 결정을 내린 상장사는 코스피ㆍ코스닥 모두 합쳐 총 18개사다. 이 중 11개 회사는 신종 코로나 여파로 증시에 전반적으로 충격이 왔던 1월 중순 이후 자사주 취득 결정을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매입을 결정한 기업(8개)보다 2배 이상 많은 수치다.

코스피 상장사 중에선 현대홈쇼핑, 현대중공업지주, SK이노베이션, 미래에셋생명, DB손해보험, 네이버, 코스맥스, 부광약품이 매입 계획을 밝혔다. 코스닥에선 엔텔스, 메디톡스, 국순당, 코웰패션, 삼영이엔씨, 에스와이, 한국정보통신, 심텍, 디에스케이, 매커스 등이 자사주를 사들였다.

자사주 매입에 그치지 않고 소각까지 진행하는 상장사가 늘어났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작년 같은 기간 자사주를 매입과 소각을 동시에 단행한 상장사는 한 곳도 없었는데, 올해는 부광약품, 네이버, 한국정보통신, 현대중공업지주 등 5개사가 매입 후 소각을 결정했다. 한미반도체, 현대모비스 등은 별도의 매입 없이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했다.

취득 및 소각 규모도 상당하다. 지난달 말 자사주 취득 결정을 공시한 현대모비스의 경우 규모가 5780억 원을 넘고, 현대중공업지주와 네이버도 각각 1293억 원(48만8000주), 981억 원(55만 주)에 달한다.

자사주 매입과 소각은 모두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 수를 감소시킨다는 점에서 주가 상승 요인으로 인식된다. 다만 매입에서 그치는 경우, 소각되지 않은 주식이 시장으로 출회될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점에서 투자자 입장에선 자사주 소각을 더 적극적인 주가 부양책으로 본다.

상장사들이 주가 부양에 이 같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건 업황 부진에 신종 코로나 여파까지 겹쳐 주가가 저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현대중공업지주의 경우 정유업계 불황으로 실적 기대감이 낮아진 데다 코로나 여파까지 겹치며 지난해 연말 35만 원대 안팎을 오가던 주가가 2월 초 26만 원대를 찍었다. 미래에셋생명, DB손해보험이 속한 보험업은 저축성 보험 만기로 인한 역마진 증가,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 손해율 악화 등으로 인해 생명ㆍ손해보험 모두 실적이 급감한 상태다.

증권가에서도 각 기업의 자사주 매입, 소각을 호재성 소식으로 평가했다.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저평가를 벗어나기 위한 방책으로 규모나 시기가 적절했다는 평이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홈쇼핑에 대해 유통업체들의 전반적인 기업가치 하락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면서도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환원 정책에 나서는 모습을 보인 만큼 현재 주가에서는 상승 가능성을 높게 판단한다”라고 말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미래에셋생명에 대해 “자사주 취득은 매일 평소 거래량보다 46% 많은 규모의 주식을 매수해야 하는 것으로, 수급상 큰 호재로 판단한다”라고 분석했다.

다만 효과는 기업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양상이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자사주 매입을 공시한 6일 15.85% 급등 마감했고, 심텍(19.15%), 현대홈쇼핑(5.57%), 한미반도체(4.31%) 등도 공시 당일 주가가 상승했지만, 네이버, 현대모비스 등은 보합이거나 오히려 주가가 내려갔다. 현대모비스는 공시 당일에만 주가가 반짝 상승했다가 다음 날 다시 상승분을 반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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