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를 말하다①]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올해 트렌드는 ‘퇴직연금ㆍ여성’"

입력 2020-01-14 15:34 수정 2020-01-14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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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가 7일 서울 종로구 북촌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가 7일 서울 종로구 북촌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의 창출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주식투자를 하는 것이 좋다. 가장 합리적인 방법으로 부가 재분배되는 수단이 바로 주식이다”

7일 서울 종로구 북촌에 위치한 본사에서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를 만났다. 미국에서 35년을 보낸 만큼 수평적인 문화를 지향한다. 팀장과 본부장 제도를 없애고 수직적인 보고 체계에서 자유로운 토론 문화로 회사를 변화시켰다. 출퇴근 시간도 정해지지 않았다. 복장도 자유롭다. 펀드도 10여 개로 줄였다. 그 결과 취임 1년 만에 수익률이 업계 48위에서 상위 1%로 뛰어올랐다.

존 리 대표는 “한국은 굉장히 좋은 여건과 펀더멘털을 가지고 있다”며 “많은 사람들이 한국 경제에 비관적인 입장을 보이는데 이때야말로 저가 매수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어 “퇴직연금이나 사회적기업 투자 등이 걸음마 단계인만큼 시장 확대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특히 퇴직연금과 여성을 시장 트렌드로 꼽았다. 수요가 늘고 상품이 출시되면 자본시장 역시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그는 “펀드시장 활성화는 퇴직연금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한국은 노인 빈곤율과 빈부 격차율이 세계에서 가장 큰 데 노후 준비가 거의 안 돼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퇴직연금은 부채비율도 낮고 주식 비중이 현저히 낮기 때문에 이를 늘리면 자본시장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미국의 경우 퇴직연금 주식비중이 40~50%인 반면 한국은 고작 1%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관련 법을 고쳐 퇴직연금은 은행과 보험회사가 아닌 전문가인 자산운용사가 운용해 규모를 불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메리츠자산운용은 국내 최초로 ‘우먼펀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존 리 대표는 “한국여성지수가 세계에서 꼴찌를 기록하고 있는데 해당 상품을 통해 기업 문화를 바꿀 수 있다”며 “여성친화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에 편입된 기업은 자부심을 느끼고, 편입하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금융문맹’에 대해서는 쓴소리를 뱉었다. 존 리 대표는 “한국은 어렸을 때부터 주식은 위험하다고 배우는데 오히려 주식을 안하는 게 위험하다”며 “주식을 통하지 않고 빈부격차를 줄이는 것은 불가능하고 기업에 투자해 부를 나눠갖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고 말했다. 또 “특히 사교육비로 자금이 부족한 가정주부도 주식을 배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DLF(파생결합펀드)와 펀드 환매 연기 등 잇따른 사태로 신뢰를 잃은 시장에 대해서도 우려의 뜻을 표했다. 그는 “신뢰를 쌓는 건 굉장히 오래 걸리지만 깨지는 건 순식간”이라며 “미국에서 업계 5위를 기록했던 퍼트남(PUTNAM)은 단 한번의 불완전판매 스캔들로 한달 만에 망했다”고 전했다.

이어 “고객한테 유리한 게 우리한테도 이익이라는 생각으로 신뢰를 쌓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금융개혁을 주도하는 메리츠자산운용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주요 약력=1958년생.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수료하고 뉴욕대학교 회계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피트마윅(현재 KPMG인터내셔널)에서 7년간 회계사로 근무했다. 1991년부터 15년간 스커더스티븐스앤드클라크에서 포트폴리오 매니저로 활동했다. 스커더가 도이치뱅크로 인수된 이후에는 라자드 에셋매니지먼트로 이동했다. 2006년부터 2021년까지 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를 운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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