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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이주열의 사상누각(沙上樓閣)

입력 2020-01-13 18:36 수정 2020-03-23 14:56

김남현 자본금융 전문기자

#장면 1. “올해 가장 큰 고민은 노조(노동조합)다.”

#장면 2. “중앙은행 건물은 단순히 하나의 공공기관 건물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나라의 국격을 나타내는 상징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중략) 동시에 미래의 100년을 준비하는 중앙은행인들의 일터를 만드는 역사적인 작업이기도 합니다.”

#장면 3. “조직과 인사 운용체계, 업무방식을 중앙은행의 새로운 미래상에 부합하도록 재설계해야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리 모두 바뀌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점을 깊이 인식하고 함께 준비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장면 1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몇몇 외부 인사들과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했다는 말이다. 올해 가장 큰 어려움을 묻는 질문에 경제상황도 통화정책도 아닌 노조를 들었다는 점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게 이를 전한 지인의 말이다.

이 총재와 한은 노조 집행부는 이 총재 재임 내내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 가장 극명하게 대치했던 때는 지난해 금융결제원장에 당시 A 부총재보를 앉히려고 했던 때다. 한은과 금융결제원 노조는 물론이거니와 이들 상급 노조단체들까지 반대에 나선 것이 A 부총재보의 결제원장 좌절의 이유 중 하나가 됐다.

이 때문인지 이 총재에 대한 내부 평가는 박하다. 2018년 초 연임을 전후해 한은 노조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10명 중 6명(55%)은 이 총재 연임에 부정적이었다. 특히 내부경영과 관련해서는 10명 중 7명(67%)은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말 블라인드(blind) 앱에 올라온 두 차례의 총재 평가와 관련해서는 각각 75%가량이 ‘(매우) 못한다’고 답한 바 있다. 부정적 응답이 압도적으로 많아지자 설문 중간에 내용이 내려졌다.

내심으로야 노조 집행부를 미워할 수 있겠다. 또, 통상 누군가를 치켜세우고자 할 때 평상시 발휘되는 이 총재 특유의 화법이 180도 바뀌어 나온 말일 수도 있다.

다만, 한은 노조위원장 역시 한은 노조 역사상 처음으로 연임에 성공한 인물이다. 내부 신망 면에서는 이 총재보다 앞선다 할 수 있다. 임기도 이 총재 임기와 유사하다.

장면 2는 역시 이 총재가 지난해 12월 24일 한은 통합별관 건축공사 기공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기념사를 통해 한 말이다. 그로서는 가슴 벅찬 순간이 아닐 수 없었을 게다. 그도 그럴 것이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며 무려 2년여를 끌어오다 이제 첫 삽을 뜨게 됐으니 말이다. 당초 예정대로라면 올 6월 한은 창립 70주년에 맞춰 완공될 예정이었다.

문제는 통합별관 완공일이 2022년 3월 23일이라는 점이다. 이 총재가 임기만료를 이유로 퇴임하는 2022년 3월 31일에 불과 일주일 앞선다. 착공식 한 달 전인 지난해 11월 말까지만 해도 한은은 완공일을 2022년 4월로 공지했었다.

그렇잖아도 시공사 계룡건설 선정을 두고 한은 안팎에서는 의혹의 눈초리가 여전한 상황이다. 조달청 결정을 따를 수밖에 없다는 해명만으로 밀어붙인 계룡건설과의 계약과 한 겨울철 서둘러 시작한 공사는 뒷맛이 남을 수밖에 없다.

백번 양보해 그간 발생한 문제들에 대한 결자해지 차원에서 이 총재가 임기 내 끝내겠다는 의지를 담았을 수 있다. 반면, 이 총재 치적을 위해서라면 사정은 다르다. 굳이 예를 들지 않더라도 과거 권력자들이 임기 내 완공을 목표로 졸속으로 건설했던 건물들이 어떠했는지는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총재의 말처럼 100년을 준비하는 일터가 될 수 있을지 우려가 앞설 수밖에 없다.

장면 3 또한 이 총재가 2일 신년사를 통해 한 말이다. 한은은 올해 창립 70주년을 맞아 한은 ‘비전 2030’을 준비 중이다. 미래 환경변화를 내다보고 이에 맞춰 중앙은행이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할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자는 취지다.

다만 장면 1·2에서 보듯 이 총재는 경영과 통합별관 건축이라는 내·외부건설부터 사상누각(沙上樓閣)을 쌓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이 총재 스스로가 했던 말처럼 “미래상에 부합하는 재설계와 바뀌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인식을 총재부터 가져주길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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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 및 반론보도] 「이주열의 ‘사상누각’」 관련

본지는 2020년 1월 14일자 23면 이주열의 ‘사상누각’ 제목의 기사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언론사 간부를 비롯한 몇몇 기자와의 식사 자리에서 “올해 가장 큰 문제는 노조(노동조합)다”라는 발언으로 노조를 맹비난하였고, 한국은행이 이 총재의 임기 내 통합별관 완공을 마치기 위해 완공일을 2022년 3월 23일로 앞당겼다고 보도하였습니다.

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이 총재는 어떠한 언론인과의 모임에서도 해당 발언을 한 사실이 없고, 한국은행은 현재까지 어떠한 이유로든 통합별관 완공일을 앞당긴 적이 없기에 이를 바로 잡습니다.

또한 본지는 ‘이 총재의 암묵적 묵인 아래 행해진 인사 전횡과 노조 탄압이 있었다’는 취지로 보도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 측에서는 ‘이 총재 재임 중 한국은행에서 인사전횡과 노조탄압이 자행되었거나 이 총재가 이를 묵인한 사실은 없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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