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법정 진술 직접 본 1심 판단 함부로 뒤집으면 안 돼"

입력 2019-12-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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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에서 진술한 증인의 태도와 뉘앙스 등을 직접 관찰한 1심의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택시기사 A의 점유이탈물횡령 혐의 상고심에서 유죄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의정부지법으로 환송했다고 29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2월 28일 운행 중인 택시에서 승객이 떨어뜨린 휴대폰을 다른 승객으로부터 건네받았음에도 반환 등 필요한 절차를 밟지 않고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A 씨가 휴대폰을 불법영득의 의사를 가지고 영득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반면 2심은 추가 증거조사 없이 1심 증거를 토대로 유죄를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분실한 승객이 부인 명의 휴대폰으로 통화를 시도했고, 연락을 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으나 A 씨가 답하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삼았다. 당시 휴대폰에 잠금이 걸려 있지 않았고, 배터리 용량이 연락하기 충분한 수준이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아울러 A 씨가 택시 내 블랙박스 영상을 모두 삭제한 점도 지적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이 1심법정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한 1심의 판단을 뒤집기 위해서는 그에 대해 충분하고도 납득할 만한 현저한 사정이 있어야 한다"며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은 판단을 뒤집을 만큼 특별하거나 합리적인 사정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공개된 법정에서 진술하는 증인의 모습, 태도, 진술의 뉘앙스 등 증인신문조서에 기록하기 어려운 사정을 직접 관찰함으로써 얻게 된 심증까지 모두 고려해 1심이 신빙성 유무를 평가한 것을 살펴야 한다는 취지다.

아울러 대법원은 해당 휴대폰 작동 방식이 다른 휴대폰과 달라 A 씨가 잠금 상태로 인식했을 가능성이 있고, A 씨의 행동 등을 토대로 전화, 문자 등이 온 것을 몰랐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또 블랙박스를 삭제한 것도 이 사건과 관련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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