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도의 세상 이야기] 새해에는 보는 방식을 바꿔보자

입력 2019-12-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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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객원교수,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 회장,

회사의 대표가 되었는데 그 회사가 밖에서 보기와 달리 경영실적도 좋지 않고 직원들은 패배의식에 빠져 있는 경우 이를 어떻게 타개할 것인가? 실로 고민되는 상황이다.

그러면 여러분에게 보는 방식을 바꿔보길 권한다. 통상적으로 이 조직의 구성원들에게 불신을 갖기 쉽다. 잘못에 대한 책임을 묻고 문제점만을 꼬치꼬치 따지려 하기 쉽다. 직원들은 책임지지 않으려 변명하게 되고 상황을 모면하려 외부적인 요인에 핑계를 돌린다. 그러면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 오히려 조직 내에 패배감만 더욱 팽배하게 된다. 그다음 성과는 물어볼 필요도 없다. 경영 상황은 더욱 나빠지고 얼마 후에는 문을 닫아야 할지 모른다. 대신 과거의 성과와 현재의 가능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전략을 세워보면 어떨까?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미래를 향해 과감히 나아가는 적극적인 경영을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재 회사가 처한 ‘문제보다는 기회에, 약점보다는 강점에, 불가능한 것보다는 가능한 것에’ 관심을 기울여 보는 것이다.

미국을 대표하는 제조기업인 제너럴일렉트릭(GE)의 실패 사례는 벌써 2년 전 이야기가 되었다. GE는 토마스 에디슨에 의해 1878년 설립되어 미국 제조업의 아이콘이었으며 2000년대 초 세계 제일의 기업이었다. 그런데 잭 웰치와 제프리 이멜트 같은 혁신의 전도사로 칭송받던 최고경영자(CEO)가 회사를 이끈 40여 년 동안 겉으로는 엄청난 성장을 한 것처럼 보였는데, 오히려 세상의 변화를 잘 읽지 못해 급속한 쇠락을 겪어 2018년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들로 구성된 다우존스 지수에서 111년 만에 퇴출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황금시절 무분별한 기업의 인수·합병과 위험관리 실패가 가져온 결과로 분석한다. 이에 따라 GE 내부 인사가 아닌 외부 출신인 래리 컬프를 CEO로 선임하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재기를 도모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들도 4차 산업혁명 등 급속한 경영 환경의 변화에 대응을 시도하고 있다. 이동통신 시장의 선두주자인 SK텔레콤은 지난 5월 더 이상 이통사가 아닌 인공지능(AI)이나 데이터 회사로 전환하여야 한다고 선언하였다. 현대자동차도 자동차 시장의 변화에 대응한 미래차 전략으로 수소전기차를 핵심 사업으로 선정하였다. 이와 함께 수소전기차의 연료전지 기술을 활용한 종합 모빌리티 회사로 변신하겠다고 발표하였다. 통신과 자동차 시장의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위기를 기회로 삼는 적극적인 경영전략의 일환으로 여겨진다.

대기업은 이처럼 사고의 혁신을 통해 기업의 성장을 모색 중인 데 반해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하루하루가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다. 지방에서 건축자재를 생산하는 여성 기업인의 이야기이다. 그녀는 최근에 기업을 인수하여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였다. 인수 초기에는 연구·개발을 담당하였다. 그러나 기업 생존의 핵심이 마케팅이라는 것을 깨닫고 직접 영업에 뛰어들었다. 후발 주자로서, 특히 여성 기업인으로서 경쟁이 치열한 건축 시장에 진출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토로한다. 사업 관계를 열고 이를 계약으로 연결하기 위해 이른 새벽 먹을거리와 음료를 준비해 공사 현장을 방문하고 있는데, 얼마 전부터 신뢰 관계가 쌓여 상담이 계약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는 가슴이 찡할 정도였다.

올해 일 년을 돌아보면 우리 경제에서 좋은 소식보다는 우울한 이야기들이 많았던 한 해였다. 수출, 투자 등 거시경제 지표들이 나빠져 경제성장률이 당초 전망을 하회할 것이란 전망에서부터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 등 외부 요인의 악화는 물론 고령화와 저출산이란 구조적 한계까지 겹치면서 우리 경제의 장기 침체를 우려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경제 주체들의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의 결여가 가장 걱정스럽다. 대내외적 여건이야 좋아질 수도 나빠질 수도 있고, 우리는 늘 기업가 정신으로 위기를 기회로 변화시켜 왔다.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기업들도 ‘하면 된다’라는 도전정신으로 초기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뚫고 성장하여 세계적 기업이 되었다.

80대 20의 덫을 피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골치 아픈 문제, 즉 좋지 않은 상황에만 너무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수치화하면 80%가 된다. 나머지 20%만을 자신의 주어진 가능성과 기회를 본다. 새해에는 이런 부정적인 덫을 과감히 끊어보자. 가장 쉬운 방법은 이 비율을 거꾸로 바꿔 보는 것이다. 우리는 어떤 문제에 부딪히면 다른 누군가에게 비난을 퍼붓고 책임을 돌리기 쉬운데, 이는 해결책은커녕 점점 수렁에 빠지기 쉽다. 이제부터 문제의 원인을 우선 자기 자신에서부터 찾고 긍정의 사고로 해법을 강구해 보자. 과거에 얽매이기보다 실수를 인정하고 잘못된 부분을 고쳐 새롭게 시작해 보자. 그러면 위기를 보다 쉽게 빠져나올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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