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ㆍ16 대책 첫 주' 더 오른 서울 아파트 값…올 들어 최고 상승폭

입력 2019-12-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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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선 "6월이면 시장 내성 생길 것"

정부가 ‘주택 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한 후 첫 주말을 맞았지만, 본격적인 정책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시장에선 아직 주택 보유자와 수요자가 눈치 싸움을 벌이고 있다. 눈치 싸움의 향방에 따라 12ㆍ16 대책의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22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전주(前週)보다 0.23% 올랐다. 올 들어 가장 큰 오름폭이다. 구별로도 서울 시내 25개 자치구에서 모두 1주일 전보다 아파트값이 올랐다. 부동산 114 측은 매물 부족 현상이 계속되면서 아파트 가격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시내 아파트 가운데선 12ㆍ16 대책 이후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운 곳도 적지 않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경남2차 아파트 전용면적 182㎡형은 18일 26억 원에 매매됐다. 12ㆍ16 대책 이전 최고가(25억7000만 원)보다 몸값이 3000만 원 올랐다. 같은 날 성동구 금호동2가 신금호파크자이 전용 101㎡도 직전 최고가보다(13억8000만 원)보다 4500만 원 오른 14억2500만 원에 팔렸다.

다만 시장에선 여전히 매매 여부와 시점, 가격을 두고 고민이 깊다.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인근 R공인중개사 대표는 “하루에도 몇 번씩 매도를 고민하는 전화가 온다”며 “다주택자 같은 경우 양도세 유예를 받을 수 있을 땐 주택을 처분할 것을 권유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도 12ㆍ16 대책의 유효 기간은 인색하게 평가했다. 그는 “지금처럼 매물이 한두 건 나와선 내년 6월이면 시장에 내성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집값 하락폭이 작으면 차라리 집을 갖고 있으면서 반등을 노리는 집 주인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초강력 규제에 따른 수요 위축도 문제다. 도곡렉슬은 가장 작은 전용 60㎡형조차 16억 원이 넘는다. 12ㆍ16 대책에서 정부는 시세 15억 원이 넘는 주택에는 주택담보대출을 한 푼도 허용치 않기로 했다. 주택 구입 자금 조달 내역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필요하면 세무조사도 불사하겠다는 정부 엄포도 수요자에겐 부담이다. R공인중개사 대표는 “자금 출처가 웬만큼 투명하지 않고선 아파트를 사라고 권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마포구의 상황도 비슷했다. 아현동 ‘마포 래미안 푸르지오’ 인근 G공인중개사 대표는 “아직까지 12ㆍ16 대책에 대한 반응이 뚜렷하지 않다”며 “매수 수요는 여전히 많지만 매물은 대책 전보다 늘지 않았다. 대응 방안을 물어보는 보유자는 많지만 그렇다고 물건을 내놓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간간이 나온 매물의 호가는 12ㆍ16 대책 전보다 오히려 높아졌다. 이달 초 15억5000만 원에 거래된 마포래미안푸르오 전용 85㎡형의 이날 호가는 16억2000만 원으로 올랐다. 그는 “지금은 매수자와 매도자가 기 싸움을 하는 중”이라며 “기 싸움에서 진 집 주인들이 매물을 얼마나 내놓느냐에 따라 대책 효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도 “지금으로선 기존 아파트 보유자는 당장 물건을 내놓기보단 전ㆍ월세 임대료를 늘려 세금 부담 증가에 대비할 것”이라고 점쳤다.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이 짙어지면서 바빠진 건 세무사들이다. 주택 매매에 따른 득실을 따지려는 문의가 빗발치기 때문이다. 일선 세무법인엔 하루에도 몇 건씩 양도소득세와 취득세 부담을 묻는 전화가 걸려온다. 한 세무사는 “정부가 부동산 시장 규제를 위해 번번이 세제를 건드리면서 일반인들은 세금을 계산하지 못할 처지가 됐다”며 “이번 대책 발표 후에 문의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은행 대출 창구도 붐비고 있다.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기준을 높이면서 대출 한도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16일 이후에도 정부가 추가 대출 규제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혼선은 더욱 커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젠 은행이 서울에서 추가로 주택담보대출을 내주긴 힘들어졌다. 이젠 그간 빌려준 돈을 돌려받을 일만 하게 생겼다”고 말했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센터 부장은 “아직까진 시장이 관망세에 들어선 것 같다”며 “다음 주부터는 매물이 조금씩 나오면서 정책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까 싶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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