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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후의 경제] '미니카 덕후' 박제민 "전 세계 경찰차를 모두 모으고 싶어요"

입력 2019-12-04 14:10 수정 2020-08-15 08:30

[덕후의 경제]는 세상에 존재하는 건강한 덕후들을 통해 해당 산업을 조망하는 코너입니다. 덕질이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고, 더불어 ‘덕후’의 삶도 전하겠습니다. 주위에 소개하고 싶은 덕후가 있다면 언제든지 제보해주시기 바랍니다.

▲'미니카 덕후' 박제민 씨는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미니카로 뉴욕 경찰국(NYPD)의 인터내셔널 트럭을 꼽았다. 이 트럭은 미니카샵 대표가 자신의 유튜브 활동을 위해 처음으로 후원해준 제품이라고 한다. (사진제공=박제민)
▲'미니카 덕후' 박제민 씨는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미니카로 뉴욕 경찰국(NYPD)의 인터내셔널 트럭을 꼽았다. 이 트럭은 미니카샵 대표가 자신의 유튜브 활동을 위해 처음으로 후원해준 제품이라고 한다. (사진제공=박제민)

"미니카로 그 나라의 차량과 관련한 하나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제가 수집하고 제작한 우리나라 경찰차만 살펴보더라도 우리나라 경찰차의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죠.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예요. 제가 15개국의 경찰차를 만들어내고 수집하고 있는데, 각국의 경찰차 미니카를 통해서도 차량별 비교를 할 수 있고 그 나라의 경찰 문화도 알 수 있죠. 대단하지 않나요?"

그동안 다양한 '덕후'를 만나봤지만, 이렇게 하나에 푹 빠진 덕후는 오랜만이었다.

'덕후의 경제' 코너에서 만난 박제민(27) 씨는 '미니카 덕후'다. 그는 섭외 전화를 하자 "집으로 오시면 정말 놀랄 만한 광경을 볼 수 있을 거예요"라는 말을 건넸고, 그의 집에 도착했을 때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방 한가득 채우고 있는 미니카가 그야말로 수천 대는 되어 보였기 때문. 박 씨는 "그동안 모은 미니카 차량이 5000~1만 대가량 될 거에요. 사실 세어볼 수가 없어서 정확한 대수를 몰라요"라고 말했다.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미니카들. 제민 씨의 방에는 사방이 미니카로 가득 차 있다. (이재영 기자 ljy0403@)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미니카들. 제민 씨의 방에는 사방이 미니카로 가득 차 있다. (이재영 기자 ljy0403@)

전시된 미니카 차량만 해도 입이 떡 벌어질 정도였는데, 이것도 전부가 아니란다. 그는 책상 서랍과 수납장을 열면서 미니카 차량을 하나씩 꺼냈고, 금새 방안을 넘치도록 채웠다.

그는 인터넷 중고시장이나 구제시장을 다니기도 하고, 해외직구를 통해 미니카를 수집했다. 의류 전공을 하면서 동대문 도매시장을 자주 다녔던 경험이 도움됐다. 이제 동묘시장 같은 곳을 찾아가면 구제시장에서 단번에 알아볼 정도로 유명인사가 됐다. 그만큼 발품을 팔아 많은 미니카를 수집했던 것.

월평균 10대가량씩 꾸준히 미니카가 늘어나고 있다는 박 씨는 어떻게 이렇게 많은 미니카를 수집하게 된 것일까?

▲제민 씨는 나만의 취미생활을 세상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서 유튜브 채널 '미니카TV'를 운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재영 기자 ljy0403@)
▲제민 씨는 나만의 취미생활을 세상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서 유튜브 채널 '미니카TV'를 운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재영 기자 ljy0403@)

◇"다이캐스트 자동차, 역사의 한 페이지를 보여주죠"

박 씨가 수집한 미니카는 대다수가 다이캐스트 자동차 장난감이다. 다이캐스트는 정밀한 금형을 사용해 자동 또는 수동 방식으로 주탕하고 쇳물에 압력을 가해 주조하는 방식으로 제작된 것을 말한다.

다이캐스트 자동차는 실제 자동차를 작게 만든 장난감이라는 점에서 수집가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실제로 출시되는 차량을 작은 형태의 장난감으로 소유할 수 있는 셈이다.

박 씨 역시 그런 부분에서 다이캐스트 자동차 수집의 매력을 느꼈고, 수천 대가 넘는 차량의 소유주가 됐다.

"다이캐스트 자동차는 20세기 초 영국에서 시작돼 미국으로 넘어왔죠. 홍콩은 영국 식민지 시절에 이런 영국 문화의 영향을 받아 성장했어요. 지금 홍콩의 타이니(Tiny) 제품은 디테일한 제품으로 마니아들 사이에선 인기가 높은 편이죠. 미국의 마텔이 만든 '핫 휠' 시리즈나 독일 미니카 브랜드 '마조렛', 일본의 '토미카'나 미국 '그린라이트' 제품 역시 디테일 면에서 뛰어난 제품들이랍니다. 이렇게 제작된 유명 브랜드 다이캐스트 자동차를 보면 단순한 장난감이 아닌 그 자동차의 역사, 아니 그 자동차를 사용한 국가의 문화까지 살펴볼 수 있어서 의미 있는 것 같아요."

박 씨는 다이캐스트 자동차는 단순히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을 넘어섰다고 말한다. 고급의 취미 문화라는 것.

"'미니카 덕후'로 다양한 다이캐스트 자동차를 수집하고, 관련 모임을 나가면서 공통된 관심사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게 됐죠. 그런데 그렇게 나가서 만난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다이캐스트 자동차 수집이 고급 취미 문화라는 사실을 확실히 알 수 있어요. 재벌 3세를 만나기도 했고, 얼마 전엔 마우리찌오 콜비 페라리 수석 디자이너가 내한했을 때 제가 직접 만든 한국 경찰차를 선물로 드렸어요. 무척 좋아하시더라고요."

그는 미니카는 관광 상품으로도 운용할 수 있다고도 했다.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들이 여행을 마치고 기념품으로 사서 갈만한 매력적인 상품이 될 수 있다는 것.

"막상 외국인들이 우리나라를 와서 여행하고 난 뒤 우리나라를 상징할 수 있을 만한 관광 상품을 구매할 만한 게 적은 상황이잖아요. 우리나라 유명 자동차 모델이나 국내 경찰차나 택시를 다이캐스트 자동차로 제작해 판매한다면 충분히 좋은 관광 상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박제민 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미니카TV'는 각종 다이캐스트 자동차의 정보를 사람들과 공유하고 커뮤니케이션하는 곳이다. (출처=미니카TV 유튜브 캡처)
▲박제민 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미니카TV'는 각종 다이캐스트 자동차의 정보를 사람들과 공유하고 커뮤니케이션하는 곳이다. (출처=미니카TV 유튜브 캡처)

◇미니카 정보 공유를 위한 유튜브 채널 '미니카TV'

박 씨는 유튜브에서 미니카와 관련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미니카TV' 채널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6월 시작한 '미니카TV' 채널은 미니카를 통해 다양한 사람과 소통을 하고 싶어서 시작했다.

"미니카는 단순한 장난감이 아니에요. 제 미니카들을 보면 알겠지만, 그 나라의 역사의 한 페이지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매개 역할도 하죠. 유튜브 채널도 이런 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만들게 됐어요. 제가 미니카를 통해 다양한 사람과 인연을 맺어간 만큼 제 유튜브 채널을 시청하는 분들도 미니카에 대한 다양한 정보도 얻고 좋은 사람들과 인연을 이어갔으면 해요."

그동안 박 씨가 미니카TV 채널에 올린 영상만 해도 180여 개에 달한다. 유튜브 활동을 시작한 지 1년 6개월가량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숫자의 영상을 올린 셈이다. 일별로 계산해도 3일에 1개꼴로 영상을 업로드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박 씨는 "완구회사에서 일한 경험이 있어서 그 경험을 바탕으로 미니카 제작 프로세스에 대해서도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해요"라며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미니카 안에 들어있는 구체적인 정보를 유튜브 채널 구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그의 유튜브 채널 '미니카TV'에는 동묘시장을 통해 구제 미니카를 탐방한 것을 시작으로 각종 미니카 리뷰와 미니카 제작기 등이 담겨 있다.

▲제민 씨가 수집·제작한 세계 각국의 경찰차 콜렉션. 그는 이처럼 전 세계 경찰차를 이용해 교육용 자료로 이용하는 것이 목표다. (사진제공=박제민)
▲제민 씨가 수집·제작한 세계 각국의 경찰차 콜렉션. 그는 이처럼 전 세계 경찰차를 이용해 교육용 자료로 이용하는 것이 목표다. (사진제공=박제민)

◇"내 목표는 전 세계 모든 경찰차를 수집하는 것"

"미니카를 모으는 궁극적인 목표요? 전 세계에 있는 모든 경찰차를 모으는 것이 꿈이에요. 지금 15개국의 경찰차를 수집했거나 제작한 상황인데, 최대한 많은 국가의 경찰차를 모으고 싶어요. 특히 서울 종로구에 경찰박물관이 있어요. 그 경찰박물관에 이렇게 모은 전 세계 경찰차 미니카를 전시해서 교육용 자료로 쓰였으면 좋겠어요.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좋은 교육자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기자가 방문한 박 씨의 방에도 절대다수의 미니카가 경찰차였다. 우리나라 초기 경찰차 모델부터 지금의 경찰차까지 변천사를 보여줄 수 있을 정도로 경찰차 모형도 다양했다. 그가 왜 다이캐스트 자동차를 '역사의 일부'라고 표현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왜 하필 경찰차일까. 그가 경찰차에 집착하는 이유를 물었다.

"자신을 희생해서 시민에게 봉사하는 직업이 경찰이잖아요. 그 자체만으로도 존경받아야 하는 직업이죠. 특히 경찰차나 택시는 스토리도 담을 수 있어서 수집하는 데 애착이 가요. 때로는 상상 속 경찰차를 제작해보기도 하죠. 람보르기니로 만든 경찰차, 상상이 가나요? 그런데 실제로 두바이나 이탈리아에서는 람보르기니를 경찰차로 활용하고도 있죠. 그런 경찰차를 수집하거나 제작하고 나면 뿌듯하답니다."

박 씨는 이처럼 다양한 미니카를 수집하기도 하지만 올 3월부터는 직접 제작도 하고 있다. 제작이라고 거창하기보다는 기존의 출시된 다이캐스트 자동차를 튜닝해 다양한 국가의 경찰차를 디테일하게 만든 것이다. 현재 한국, 중국, 오스트리아 등 17개국의 경찰차를 만들어낼 수 있으며, 독일 경찰차는 제작 단계에 있다.

▲제민 씨는 전세계 모든 경찰차를 모으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재영 기자 ljy0403@)
▲제민 씨는 전세계 모든 경찰차를 모으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재영 기자 ljy0403@)

◇"가장 아끼는 미니카는 'NYPD 인터내셔널 트럭'…첫 후원 제품"

박 씨가 수집한 미니카 중 가장 아끼는 제품은 무엇일까. 그는 고민하다가 그린라이트의 'NYPD 인터내셔널 트럭'을 꼽았다.

"제가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하면서 미니카샵 대표님과 이야기를 하면서 정기적으로 후원을 받게 됐어요. 분기별로 새로운 제품이 나올 때마다 후원해주고 있는데, 'NYPD 인터내셔널 트럭'이 후원을 받은 첫 제품이에요. 그만큼 제게도 가장 소중한 미니카로 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핫 휠의 '페라리 팀 트럭'도 아끼는 제품 중 하나죠. 이제는 단종된 제품이라 그 가치가 뛰고 있어요. 구매 당시 20달러가량이었던 페라리 팀 트럭은 지금 200달러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고 보면 돼요."

박 씨가 '미니카 덕후'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였을까. 그는 "이렇게 수집한 미니카를 보면서 지금은 내 삶의 일부가 된 것 같아 늘 행복해요. 굳이 한순간을 꼽자면 내가 만든 경찰차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을 때, 내가 만든 유튜브 콘텐츠를 보고 좋아하는 피드백이 왔을 때 뿌듯하고 행복했던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그는 미니카 수집을 취미로 하는 사람들에게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비록 제가 수천~1만 대가량의 미니카를 가지고 있지만, 이렇게 많은 제품을 소유하다 보면 점점 감흥이 없어지더라고요. 초심이 유지되기 어려운 것 같아요. 단 한 대의 미니카로도 행복할 수 있다면 당신은 진짜로 행복한 거랍니다. 지금의 마음을 잊지 마세요."

▲제민 씨의 방 곳곳에는 그가 직접 방문한 도시가 미니카와 모형으로 재현돼 있다. 이곳은 미국 뉴욕의 한 거리를 재현한 모습이다. (사진제공=박제민)
▲제민 씨의 방 곳곳에는 그가 직접 방문한 도시가 미니카와 모형으로 재현돼 있다. 이곳은 미국 뉴욕의 한 거리를 재현한 모습이다. (사진제공=박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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