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형의 터닝포인트] 자동차 노조와 국민 공감대

입력 2019-09-02 18:09 수정 2019-09-02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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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차장

2009년 9월. 무려 77일 동안 평택공장을 점거하며 ‘생존권 사수’를 외치던 쌍용차 노동자들이 결국 사측이 내민 ‘구조조정 합의문’에 서명했습니다.

서명과 함께 노조 지부장과 64명의 노조원은 구속됐습니다.

그렇게 10년 지났습니다.

해고 노동자들은 9년 만에 복직됩니다. 나아가 회사 노조는 ‘10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 타결’이라는,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에서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웁니다.

돌이켜보면 쌍용차 노조는 어느 차 회사보다 강성이었습니다. 그만큼 절박함이 가장 컸다는 뜻도 됩니다.

최근 실적 하락에 따른 구조조정 우려도 나옵니다. 그래도 큰 걱정은 안 됩니다.

그동안 여러 차례 넘어지고 쓰러져도 노사가 손잡고 꿋꿋하게 다시 일어나는 모습을 보면, 이번 어려움도 잘 이겨내리라 믿습니다.

상황이 이런데 뜻밖의 소식도 들려옵니다. 바로 현대차 노사가 올해 임단협에서 극적으로 잠정합의안을 끌어냈다는 소식이었지요.

올해까지 파업을 단행했다면 8년 연속. 파업을 응당 ‘하나의 수순’으로 여겨온 이들이 이례적으로 무분규 잠정안 합의를 만들어냈습니다.

이 회사 노사는 “엄중한 국가적 위기상황에 노사가 공감하고 자동차 산업의 저성장 기조에 대응한다”는 공동입장을 내놨습니다.

문제는 나머지 회사들입니다.

지난달 부분파업을 단행했던 한국지엠(GM) 노조는 기어코 임단협 결렬을 선언하고 총파업을 예고합니다.

6일까지를 ‘성실교섭 촉구기간’으로 정하고 이 기간에 사측의 적극적인 행동을 내보이지 않는다면 “전면 파업을 단행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협상의 쟁점은 성과급입니다. 회사가 지난해 거둔 성과만큼 보상해 달라는 게 노조의 요구안입니다.

한국지엠은 지난해 대규모 구조조정과 군산공장 폐쇄라는 뼈아픈 역사를 겪었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근로자가 현재 조합원을 대신해 회사를 떠났습니다. 성과급을 요구할 만한 성과가 없었다는 뜻입니다.

르노삼성 역시 상견례를 시작으로 올해 임단협에 나섰습니다.

이 회사 노조는 지난해 임단협 협상을 올해 6월까지 무려 11개월이나 끌어오면서 지루한 싸움을 반복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노조 집행부는 이미 조합원의 신뢰를 잃었습니다.

집행부가 총파업을 선언해도 정상 출근하는 근로자들이 속속 늘어나기도 했으니까요.

그렇게 노조 집행부가 투쟁을 포기한 지 고작 3개월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이 회사 노조는 다시금 강경 투쟁을 선언합니다.

자동차산업의 저성장, 미·중 무역갈등, 일본의 수출규제 등 자동차 뉴스 가운데 반갑고 긍정적인 뉴스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습니다.

그런 상황에 현대차가 무분규로 잠정합의안을 끌어냈고, 강성 중에서 강성이었던 쌍용차 노조는 10년째 무분규 타결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국민적 공감대를 얻고 있습니다.

회사가 무너져 가는데도 성과급을 요구 중인 한국지엠과 르노삼성 노조 집행부에 묻습니다.

당신들은 우리와 어떤 공감대를 나누고 있습니까.

juni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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