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삼성 다시 ‘비상경영’, 위기극복 전기 돼야

입력 2019-06-1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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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악화하는 경영환경 극복을 위해 ‘비상경영’에 들어갔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주 13일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14일에는 휴대폰 사업의 모바일(IM)부문 최고경영진과 전략회의를 열었다. 이 부회장은 “지금 어느 기업도 10년 뒤를 장담할 수 없다”며 “그동안 성과를 수성하는 차원을 넘어 새롭게 창업한다는 각오로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이달 초에도 DS부문 경영전략회의를 주재했다.

이 부회장이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의 와병으로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사장단 회의를 잇따라 소집해 사업전략과 투자를 직접 챙긴 모습은 처음이다. 반도체 사업의 리스크 대응, 미래 신성장 동력이 될 첨단 선행기술과 신규 서비스 개발을 통한 차별화, 미래투자의 차질 없는 집행을 주문했다고 한다. 5G 이후의 6G 이동통신, 블록체인, 차세대 인공지능(AI) 서비스 등이 중점 대상이다. 이 부회장은 17일에도 삼성전기의 MLCC(적층세라믹콘덴서)와 5G 통신 모듈 등 신산업 투자와 경쟁력 강화대책을 논의하고,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단 회의도 곧 가질 예정이다.

어느 때보다 엄중한 위기의식의 반영이다.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미국의 중국 화웨이 제재에 따른 불확실성이 심각한 리스크로 부각되고 있다. 삼성에 그치는 게 아니라 자칫 한국 산업 전반에 치명적인 후폭풍을 가져올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삼성의 주력인 반도체와 스마트폰 사업은 침체에 빠져 있다.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연결기준 매출 52조3855억 원은 2017년 1분기 이후 가장 적고, 작년보다 13.5% 감소한 규모다.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60.2%나 줄어든 6조2333억 원으로 2016년 3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대 수익원인 반도체 사업 시황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주력의 메모리와 낸드플래시 가격이 작년 말 이후 계속 하락세다. 화웨이 사태, 세계 경기 둔화로 하반기 수요회복도 기대하기 힘들다.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삼성의 비상경영이 뜻하고 있는 바는 크다. 삼성은 그동안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다른 기업보다 앞서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마련했다. 이건희 회장 시절, 3류 전자업체였던 삼성은 ‘신경영’을 통해 양(量)에서 질(質)로의 일대 전환을 이루고 글로벌 1위 도약의 밑거름으로 삼았다. 이후 혁신DNA가 삼성 경영의 모델로 자리 잡았다

삼성을 빼놓고 한국 경제의 오늘을 말할 수 없는 현실은 강조할 필요도 없다. 우리 수출과 투자, 고용, 부가가치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삼성이 다시 위기경영을 통해 더 나은 미래를 여는 혁신과 도약의 발판을 만들어 내지 못하면 나라 경제의 심각한 위협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다른 대기업들도 삼성이 직면한 위기상황을 공유하고 주목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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