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기축 통화 지위 흔들린다...美동맹국들, 미국 횡포에 달러 대체 시스템 구축 맞손

입력 2019-05-30 15:41 수정 2019-05-30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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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인도, 미국 이란 제재 불만에 달러 대체 시스템 구축…중국·러시아는 자국 통화로 결제 권장

유럽 각국과 인도 등 미국의 동맹국들이 국제무역에서 달러에 의존하지 않는 대체 시스템 구축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기축통화인 달러의 위상에 균열이 불가피해보인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2015년 체결된 이란 핵합의에서 지난해 탈퇴하고, 고강도 무역 제재를 가한 것이 동맹국들의 반발을 불렀다.

영국과 독일 프랑스 등은 자국 기업들이 달러를 사용하지 않고 이란과 거래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에 나섰다. 미국 정부가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 대해 이란 은행을 차단하지 않을 경우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협박하자 대응책을 취한 것이다.

이들 3개국은 지난 1월 특수목적법인(SPV)인 무역거래지원기관(Instex·인스텍스)를 발족했다. 인스텍스는 아직 실행되지는 않고 있지만 글로벌 무역에서 두 번째로 많이 사용되는 통화인 유로를 기반으로 할 예정이다. 초기에는 소비재와 의약품 등 미국의 제재 대상이 아닌 물품을 이란과 거래하는 것을 허용한다. 미국은 제재 대상이 아닌 물품 거래에도 이란 은행과 달러로 거래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예를 들어 독일 기업이 이란 구매자에게 의약품을 판매할 때 독일 수출업체는 구매자가 아니라 이란으로부터 물품을 수입하는 다른 유럽 기업으로부터 대금을 받는다. 마찬가지로 이란 의약품 구매자는 다른 물품 수출 기업에 대금을 지불한다. 거래 모두 달러로 이뤄지지 않아서 미국은 관할권이 없다.

미국의 이란 제재에 강한 불만을 품고 있는 인도는 이미 비슷한 시스템을 도입, 운영하고 있다. 이란은 인도의 오랜 무역 파트너이며, 인도는 이란의 원유를 필요로 한다. 이에 인도는 지난해 11월 달러 대체 시스템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인도 펀잡베벨기어스는 지난 1월 24일 이란 트랙터매뉴팩처링에 트랙터 부품 7만1000달러(약 8440만 원)어치를 보냈다. 미국 재무부는 이란 업체를 제재 대상에 올렸지만 펀잡베벨기어스 관계자는 “인도 결제 시스템을 통해 대금을 받았다”며 “인도 정부가 이란으로의 수출을 허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달러 대신 자국 통화인 위안과 루블을 통한 결제를 권장하고 있다. 중국이 2015년 시작한 새 결제 시스템인 ‘국경간 위안화 결제시스템(CIPS)’은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운영하고 있으며 SWIFT 결제 시스템을 채용, 오직 위안화만을 취급한다.

네덜란드 ING그룹의 지난해 조사에서 중국과 러시아 무역 결제통화에서 위안, 루블 비중은 2013년 7% 미만이었지만 2017년에는 18% 이상으로 확대됐다. 중국은 세계 제2의 경제대국으로 국제무역에서 큰 역할을 차지하기 때문에 달러 이외 통화로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면 그 영향은 매우 크다.

하지만 달러는 앞으로도 지배적인 위치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결제은행(BIS)의 최신 통계에 따르면 2016년 시점에서 매일 5조 달러 거래가 이뤄지는 외환시장에서 달러 거래가 88%를 차지했다. 유럽의 정치적 혼란으로 유로는 불리한 상황에 놓여 있으며 중국도 환율 규제와 자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이 달러를 막대한 규모로 보유하고 있어 기축통화 지위를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런 새로운 대체 시스템들이 제재를 포함해 미국의 정책을 세계에 강요하는 힘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범죄자와 테러리스트들이 미국의 감시를 피해 자금을 이동하는 것이 더욱 수월해질 우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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