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처마다 몸값 뻥튀기...‘소프트뱅크’가 제2 닷컴 버블 일으키는 주범?

입력 2019-03-27 14:56 수정 2019-03-27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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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후 기업가치 하락 반복...사모펀드 자금력 기업 평가 저해

▲일본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가 중국계 벤처캐피털 등과 공동으로 미국의 농업부문 스타트업인 ‘플렌티’에 2억달러를 투자했다. AP뉴시스
▲일본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가 중국계 벤처캐피털 등과 공동으로 미국의 농업부문 스타트업인 ‘플렌티’에 2억달러를 투자했다. AP뉴시스

일본 소프트뱅크의 자본 투자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소프트뱅크가 2016년 1000억 달러를 투자해 조성한 ‘비전펀드’가 스타트업 자금 조달에 참여하면서 기업가치가 무리하게 ‘뻥튀기’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제2의 닷컴버블 가능성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스타트업들의 기업가치가 상장 후 떨어지는 일이 늘고 있다. 비디오 앱 ‘틱톡’으로 유명한 중국의 스타트업 바이트댄스는 6개월 전 소프트뱅크와 미국 사모펀드로부터 30억 달러에 달하는 자본을 유치했다. 그 영향으로 당시 기업 가치는 750억 달러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올해 바이트댄스가 상장한다면 기업 가치는 600억 달러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15년 우리나라 쿠팡에 10억 달러를 투자했던 소프트뱅크는 실적이 악화된 쿠팡의 지분을 전량 매각하고 쿠팡의 기업 가치를 30% 하향 조정했다.

그동안 신생기업들은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이점을 누리기도 했다. 비전펀드의 막강한 자본력 덕분에 비상장 상태로 오래 버틸 수 있었기 때문이다. 기업 가치도 높게 평가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자금 규모 그 자체에 관심이 쏠리면서 시장에 부작용도 나타났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는 싱가포르 차량공유 서비스업체인 그랩에 14억6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그랩은 이를 포함해 현재까지 총 45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유치했다. 이런 상황은 그랩의 경쟁사인 인도네시아 스타트업 고젝을 자극했다. 고젝은 투자 유치에 나서기 시작했고 수십 억 달러의 자금을 모았다. 업계 관계자는 “고젝이 모은 자금은 회사 운영에 필요한 규모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벤처 자본가들은 이렇게 ‘뻥튀기’된 자본금이 오히려 스타트업의 성장을 저해한다고 지적한다. 너무 많은 자금이 기업들의 체질을 허약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홍콩의 한 벤처 자본가는 “소프트뱅크로 인해 기술업계에 거품이 잔뜩 생겼다”고 비판했다.

사모펀드의 강력한 자본력 때문에 신생 기업들의 사업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업이 실제 가치가 있는지를 냉철하게 판단하기 어렵게 만든다는 것이다.

현재 사모펀드로부터 투자받은 기술 기업들에 매겨진 높은 기업 가치는 2000년대 초 닷컴버블의 모습을 닮았다. 기업 가치가 상장 후 크게 떨어지는 현상이 더 심해지면 시장이 대처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FT는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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