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밀리오레' 신화 끝은 어디인가?

입력 2008-07-03 08:39 수정 2008-07-03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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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자들과 법정 공방ㆍ매각 추진 등 악재의 연속

유종환 성창F&D 사장이 지난 1998년 동대문에 국내 최초의 대형 패션 전문 쇼핑몰로 혜성처럼 등장한 '밀리오레'는 한동안 신화로까지 불리워져 왔다.

하지만 잇따라 오픈한 매장들이 몇해째 침체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밀리오레 신화가 이대로 끝나는 것이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유 사장과 성창F&D는 동대문의 성공 여세를 몰아 2000년 타이베이와 서울 명동, 부산에 2001년 대구, 수원, 광주에도 밀리오레 매장을 오픈했다.

하지만 각 매장들 인근에 유사 대형매장 들이 우후죽순 등장하면서 오픈한 상가들이 침체를 면치 못하자 지방 밀리오레는 분양자들로부터 소송에 휘말리게 됐고 매장 매각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아 왔다.

유 사장과 성창F&D가 밀리오레의 부활이란 의욕을 다지며 가장 최근인 2006년 8월 오픈한 '신촌 밀리오레'도 분양자들과의 단체소송에 휘말려 있으며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허위 과장 광고와 관련 시정명령을 받는 등 악재에 놓여 있다.

◆ 부활인가 끝인가 '신촌 밀리오레'...공실률 80%

신촌 밀리오레는 현재 문을 연지 약 2년이 경과한 시점이다. 하지만 총 6층 건물인 이 상가 건물은 5~6층 메가박스를 찾는 이용객들 외에는 1층부터 4층까지 들어선 의류 매장은 상점이 들어야 할 곳곳에 빈 곳이 눈에 띄고 있다.

신촌 밀리오레 관계자는 "전체 매장 공실률이 80%에 달하고 4층 푸드코트가 영업이 중단되는 등 상가 활성화가 요원한 게 사실"이라며 "상가를 분양받은 사람들에게 수익 보상 차원에서 1~4층 상가 전체에 대한 일괄 매각도 고려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상가뉴스레이다 장경철 실장은 신촌 밀리오레의 침체에 대해 "이대와 신촌 상권 일대에 우후죽순 대형 패션 전문 쇼핑몰들이 들어서고 있지만 모두 고전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라며 "밀리오레의 경우 이대와 신촌 상권 가운데 확실히 구분할 수 없는 선상에 위치한 데다가 장점으로 내세운 민자역사 기능 상실 등이 맞물려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한다.

침체가 장기화 되자 신촌 밀리오레 총 분양자 600여명 중 125명이 재손상 손해 보전을 위해 성창F&D 등을 상대로 민사상 분양대금 반환 단체소송을 건 상황이다.

상가 전문가들은 "현행법상 상가투자에 있어 계약금만 낸 경우에는 일부 금액을 제외한 대부분 금액을 되돌려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중도금

이나 잔금을 납부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는 분양 업체들의 명백한 과실이 입증되지 않는 이상 투자금액을 회수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한다.

소송에 참가한 분양자는 "소송에 참가한 사람들은 대부분 중도금 등을 낸 사람들로 구성돼 있다"며 "상가 분양과정에서 허위 과장 선전에 속아 투자하게 된 것을 입증하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한 결과 시정명령이라는 결과를 얻어내 고무돼 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지난달 말 신촌 밀리오레 운영사인 성창F&D에 대해 허위 과장광고를 해 투자자들을 끌어들였다고 판단해 시정명령을 내렸다.

공정위에 따르면 성창F&D는 신촌 밀리오레와 관련 크게 세가지 허위 과장 선전을 해 투자자를 끌어들였다.

우선 2006년 4월∼7월 신문 등에 "건설교통부(현 국토해양부)7대 광역도시 시내빌딩 투자 수익률 조사결과, 신촌 밀리오레가 속한 신촌 이대 상권이 28.88%로 최고치를 기록"이라는 허위·과장 광고를 한 것. 분양 당시인 2006년도를 기준으로 20005년도 신촌 이대 상권 투자 수익률은 11.40%였지만 성창F&D는 2003년도 자료를 토대로 광고했다는 것이다.

또한 전단지 등을 통해서는 경의선 복선전철화 사업은 용산에서 문산까지 단선을 복선전철화 하는 사업으로 밀리오레가 위치한 신촌민자역사가 이 사업구간에 포함돼 있지 않지만 성창F&D는 전단지 광고를 통해 "경의선 복선 완료시 288회 10분 간격 운행"이라고 허위 광고를 했다.

카달로그에서는 '주변 시세대비 30% 수준'이라고 선전했다. 조사 결과 주변의 시세와 비교하기 위해 신촌 밀리오레 주변에 위치한 등기분양 상가와의 분양가를 비교한 결과 대부분의 경우 주변 상가 분양가 대비 75% 이상의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는 성창F&D에 대해 과징금은 부과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결정내용은 증빙이 되어 단체 소송건과 관련 분양자들의 입장을 법원이 참고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신촌 밀리오레 관계자는 "공정위의 판결에도 모든 것은 법원에서 현행법에 따라 판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는 입장이다.

◆ 잡음 끊임없는 지방 밀리오레

지방 밀리오레의 경우 사정은 더 심각하다. 지방 패션몰들은 매각을 통해 업종 변경을 고려하거나 공시율과 임대수익률은 바닥권을 맴돌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게 대부분.

지난해 3월 ㈜성창F&D는 대구 밀리오레를 매물로 내놓은 지 근 2년만에 905억원에 트라이시스코리아원에 매각했다. 수원과 광주 밀리오레 등도 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상가침체에 따라 광주, 경기, 수원, 대구, 부산 등 지방 밀리오레 입주 상들은 2002년 께부터 성창F&D를 상대로 임대보증금 반환청구 소송과 법정 공방을 벌인 바 있다.

신촌 밀리오레에 앞서 지방에 밀리오레 매장이 본격적으로 들어서게 되는 2000년 말부터 2001년 상반기 중 성창F&D와 분양대행사들은 상가 분양과 관련 공정위로부터 2001년말 허위 과장 광고에 대해 시정명령을 받았다.

당시 성창F&D는 이에 불복하며 법원에 '시정명령 취소청구'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대법원은 최종 판결에서 2005년 3월 시정명령이 정당하다며 공정위의 손을 들어줬다.

상가 전문가들은 밀리오레 신화의 추락은 1998년 혜성처럼 등장한 패션 전문 쇼핑몰의 성공에 너도나도 이 분야에 뛰어 드는 바람에 공급과잉을 초래했기 때문인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패션몰은 서울·수도권에 100여개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250여개에 이르러 공급 과잉상태라는 것.

더 이상은 쇼핑몰이 분양과 임대수익에만 매달려서는 승산이 없으며 매장활성화를 통해 공실률을 줄여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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