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준호의 세계는 왜?] 뉴욕시 뒤통수 친 아마존의 ‘오만’

입력 2019-02-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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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경제부 차장

세계 최대 온라인 소매업체 아마존닷컴이 최근 뉴욕시에 제2본사를 세우려던 계획을 전격적으로 철회했다. 뉴욕 철수에서 아마존의 ‘오만방자’함이 느껴진다면 무리일까.

아마존의 제2본사 철수에 대한 격렬한 논란은 주로 뉴욕시에 맞춰졌다. 제2본사 유치를 추진했던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소수 정치인들이 공동체보다는 자신들의 편협한 정치적 이익을 우선시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임대료 상승, 세금 특혜, 아마존의 무노조 정책 등을 이유로 반대했던 진영은 철회 결정에 환호했다.

아마존이 향후 10년간 25억 달러(약 2조8075억 원)를 들여 2만5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데 이를 차버린 뉴욕시가 얼핏 보면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실상은 뉴욕이 아마존을 거부한 것이 아니라 아마존이 뉴욕의 뒤통수를 친 것처럼 보인다. 이만한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가 들어서는 데 반대 목소리가 없을 수 없다.

그런데 반대 진영이 제기한 문제 제기에 대해서 아마존은 별다른 해명이나 설득시키려는 노력이 전혀 없이 하루아침에 손을 털고 나가버렸다. 세계적인 대기업이 뉴욕에 갈등과 혼란만을 조성한 채 자기만 쏙 빠진 셈이다.

쿠오모 주지사와 함께 아마존 제2본사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17일(현지시간) NBC방송에 출연해 “단순히 일부 사람이 비판했다는 이유만으로 아마존은 떠났다”며 “근본적으로 이는 기업 권력을 남용한 사례”라고 비난했다. 아마존의 오만을 한마디로 정리한 것이다.

심지어 아마존은 스스로도 뉴욕에서 제2본사가 들어서기를 찬성하는 사람들이 70%에 이른다고 밝혔음에도 이들의 기대를 헌신짝처럼 내버리고 마치 자신이 희생양이 된 것처럼 행동했다.

사실 아마존은 제2본사를 결정하는 과정도 오디션처럼 진행해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미국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아마존이 제2본사 유치에 매달리는 미국 지방정부들의 절박한 심정을 이용해 도시들에 대한 데이터를 최대한 뽑아낸 것이 아니냐고 의심했다.

제2본사 공모에는 무려 238개 도시가 응모했다. 그만큼 아마존은 향후 투자나 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쏠쏠한 정보들을 공짜로 얻어낸 셈이다.

이는 구글과 애플 등 다른 실리콘밸리 대기업들이 아마존처럼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면서도 조용하게 처리한 것과 대조된다. 구글은 최근 미국 14개 주에 걸쳐 데이터센터와 사무실 확장에 13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애플도 2023년까지 미국에 2만 개 일자리를 창출하는 계획을 진행하고 있으나 아마존과 같은 호들갑은 없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아마존은 미인대회를 열고 있다”며 “이는 한 명의 승자와 여러 명의 패자를 낳는다”고 꼬집었다. baejh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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