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제약·바이오산업에 덕담만 던지는 정부

입력 2019-02-06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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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혜은 유통바이오부 기자

“제약·바이오산업도 앞으로 반도체처럼 국가의 대표 산업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최선을 다하겠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신년을 맞아 제약·바이오기업 대표들을 모아놓고 한 말이다. 박 장관은 제약·바이오산업이 기술 수출 성과를 내고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점을 치하하며 지원 의지를 강조했다.

그간 정부는 꾸준히 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취지의 발언을 내놨다. 특히 말끝마다 ‘규제 혁신’을 강조하며 기업들에 ‘당근’을 던졌다. 그러나 막상 현장에서는 정부의 산업 육성 의지를 느끼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높다. 많은 기대를 모았던 신약 신속허가제도(패스트트랙) 관련 법안은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신약 한 품목이 임상시험을 마친 후 보건당국 심사와 허가를 거치는 동안 약 2년의 기간이 걸린다. 신약의 상업화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 시간 싸움에서 이미 경쟁력을 잃는 것이다.

막대한 연구·개발(R&D) 비용에 대한 투자도 미흡하다. 정부는 지난해 미래형 신산업 중 하나로 제약산업을 100대 국정과제로 선정했지만, 실제 지원은 업계의 투자 대비 8%에 불과했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선진국들은 앞다퉈 제약·바이오산업에 걸린 빗장을 풀고 있다. 심지어 중국도 규제 개혁을 거듭해 해외 실시 임상 데이터 수용, 혁신 신약 우선 심사, 임상 승인 과정 간소화 등을 도입했다. 하지만 국내의 규제 상황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이 1400조 원 규모로 성장하는 동안 국내 시장이 고작 20조 원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이 답답한 현실을 방증한다.

정부는 우리 제약·바이오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 말이 판에 박힌 덕담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피부에 와 닿는 조치가 필요하다. 실천 없이 의지만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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