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교착(膠着)상태

입력 2019-01-10 05: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김병기 전북대 중문과 교수

북한의 핵 폐기를 두고 벌이는 북미 간의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 최근,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냄으로써 회담이 다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기는 했으나 그렇다고 해서 뚜렷한 돌파구를 찾은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우리 정부도 중재를 위해 여러 모로 노력을 하고 있지만 북·미 양측이 종전의 입장을 고수하다 보니 교착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교착은 ‘膠着’이라고 쓰며 각 글자는 ‘아교 교’, ‘붙을 착’이라고 훈독한다. 글자대로 풀이하자면 ‘아교 붙임’이라는 뜻이다. 아교란 아교풀을 말하는데 아교풀은 짐승의 가죽이나 힘줄, 뼈 등을 진하게 고아서 굳힘으로써 끈끈하게 만들어 마치 쌀이나 밀가루의 전분질에서 빼낸 찐득거리는 물질인 풀과 같은 용도로 사용하는 또 한 종류의 풀을 이르는 말이다. 전분질로 만든 풀은 종이나 헝겊 따위를 붙이거나 빳빳하게 하는 데에 사용하고, 아교풀은 가죽이나 목재 등을 붙이는 데에 사용한다. 아교풀이 전분질로 만든 풀보다 훨씬 접착력이 강하기 때문에 이처럼 용도가 다른 것이다. 이처럼 접착력이 강한 아교풀로 붙여 놓으면 붙여 놓은 상태를 더 이상 변화시키기가 쉽지 않다. 그렇게 딱 달라붙어서 요지부동인 상태가 바로 교착상태인 것이다.

교착상태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이미 꽉 달라붙어 있는 틀을 깨고 새로운 틀을 짜야 한다. 즉 팽팽하게 맞서 있는 양측이 서로 조금씩 양보하여 변화를 보임으로써 종전의 틀을 깨야만 교착 즉 ‘달라붙음’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다.

짧은 생각인지 모르나 이제는 미국이 통 큰 결단을 하여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를 좀 풀었으면 좋겠다. 경제 제재를 풀었음에도 북한이 핵을 확실하게 포기하지 않는다면 그때에도 얼마든지 다시 제재를 가할 수 있는 힘이 미국에 있으므로 힘이 있는 미국이 먼저 교착상태를 벗어나는 용단을 내렸으면 좋겠다는 바람인 것이다. 양보란 본래 힘이 있는 자가 하는 게 아니던가!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쯔양·닥터프렌즈·닥터딩요와 함께하는 국내 최초 계란 축제 '에그테크코리아 2025' 개최
  • 단독 "고정금리 주담대 늘리려"…은행 새 자금조달 수단 나온다[한국형 新커버드본드]①
  • 인도 18곳에 깃발…K-금융, 수출입 넘어 현지화로 판 키운다 [넥스트 인디아 下-②]
  • [AI 코인패밀리 만평] 커피값 또 오르겠네
  • 11월 생산자물가 0.3% 상승...석유·IT 오르고 농산물 내려
  • 캐즘 돌파구 대안으로…전기차 공백 메우기는 ‘한계’ [K배터리, ESS 갈림길]
  • '지방공항은 안 된다'는 편견을 넘다… 김해공항 국제선 1천만 명의 의미
  • 입짧은 햇님도 활동 중단
  • 오늘의 상승종목

  • 12.19 11:00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26,901,000
    • -1.09%
    • 이더리움
    • 4,199,000
    • -0.38%
    • 비트코인 캐시
    • 839,000
    • +3.2%
    • 리플
    • 2,652
    • -4.16%
    • 솔라나
    • 176,100
    • -4.19%
    • 에이다
    • 519
    • -4.42%
    • 트론
    • 415
    • -0.48%
    • 스텔라루멘
    • 306
    • -3.16%
    • 비트코인에스브이
    • 25,400
    • -2.38%
    • 체인링크
    • 17,710
    • -2.53%
    • 샌드박스
    • 165
    • -3.51%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