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나온 책] 만년필을 대하는 '특별한' 자세

입력 2018-12-23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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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필 탐심/박종진 지음/틈새책방/1만5000원

히틀러가 쓴 만년필은 몽블랑이었을까? 김정은과 트럼프가 북미 정상회담에서 꺼내든 펜은 무엇일까? 엘리자베스 여왕과 찰스 왕세자는 왜 주최 측이 준비한 펜이 아닌 본인 소유의 만년필로 서명을 하는 것일까?

만년필은 불편하다. 필기구의 왕좌 자리를 볼펜에게 물려준 지 오래다. 실용성으로 보면 볼펜에게 상대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여전히 만년필의 역사는 이어지고 있다. 만년필은 수집의 대상이고, 소장 가치를 불러 일으킨다.

저자는 40여 년을 만년필에 뺘져 살았다. 서울 을지로에는 '만년필 연구소'를 열었고, 만년필 마니아들과 정보 공유를 한다. 책 제목에 있는 '탐심'에는 저자의 두 가지 마음이 담겼다. 연구한다는 '탐(探)'과 바라고 욕망한다는 의미의 '탐(貪)'. 저자는 두 마음을 모두 키워 만년필 전문가가 됐다. 그리고 그 깊은 곳에는 만년필을 향한 순수한 사랑이 있었다고 말한다.

'유선형의 몸체에 화살 모양 클립', '나사산이 있어 뚜껑을 돌려서 열고 잠그는 스크루 캡 방식'…. 생소한 만년필의 성질에 빠져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서랍 속에 있던 조부모님의 만년필을 찾아보고 싶다는 마음도 생긴다. 만년필에 묻은 인문의 흔적을 찾아보자. 분명한 건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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