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구 교수 “요란 떠는 보수 언론·보수 야당, 경제 망하길 원하나?”

입력 2018-12-12 09:19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소득주도성장 악의축 아니다..위기본질은 구조적 취약성, 외환위기 이래 20년간 투자부진

“1997년 말의 외환위기 이래 20년의 세월 동안 우리 사회에서 경제위기라는 말이 자취를 감춘 적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 그렇지만 요즘처럼 많이 입에 오르내리던 때도 없었던 것이 분명하다. 보수언론과 보수야당은 때를 만난 듯 당장이라도 나라 경제가 망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요란을 떨어댄다. 당장 망하기라도 하는 듯 떠들어대는 사람들에게 정말로 그리 되기를 원하느냐고 묻고 싶은 심정이다.”

이준구<사진> 서울대 명예교수는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경제위기의 본질이 결코 아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마치 악의 축(axis of evil)처럼 매도되는 것이 바로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이라며 “보수언론과 보수야당 말대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모든 문제의 근원이었다면 최저임금을 현 정부 출범 이전 수준으로 돌려놓음으로써 우리 경제는 즉각 위기에서 벗어나겠나”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 경제 위기의 본질은 구조적 취약성이라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경제위기의 본질이 그보다는 훨씬 더 근본적인 요인과 끈 닿아 있다”며 “한때 우리를 먹여 살렸던 조선업, 철강업이 무너지기 시작하고 자동차산업마저 어려워진 상황에서 그나마 경쟁력을 갖고 있는 반도체, 휴대폰마저 무너지면 과연 우리는 무엇으로 먹고 살아야 하나? 선진국은 멀리 도망가고 중국이나 인도 같은 신흥국은 숨 가쁘게 따라오는데 우리는 지금 도대체 무얼 하고 있는 것인가. 바로 이런 우리 경제의 근본적 취약성이 우리가 맞고 있는 위기의 본질”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또 “외환위기 이래 20여 년 동안 우리 경제는 줄곧 투자 부진 문제로 시달려 왔지만 이를 시원하게 해결한 정부는 하나도 없다”면서 특히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비판했다. 그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해놓은 일 중 기억에 남는게 하나라도 있나? 고작 했다는 것이 천문학적 예산을 들여 국토를 망쳐 놓은 일과 부동산 투기 부추겨 서민들 삶을 더욱 고달프게 만든 것 밖에 없다. 그들은 단기적 부양에만 목을 매달고 있었을 뿐 우리 경제의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아무런 기여도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는 입만 열면 규제철폐를 부르짖었다. 그들이 집권한 9년이 결코 짧지 않은 세월인데, 만약 그들이 충분한 정도의 규제 철폐 실적을 올렸다면 왜 지금 새삼스레 규제철폐가 가장 긴급한 현안과제라는 말이 나오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의 해결은 한 정부의 임기 안에 끝낼 수 없는 길고 끊임없는 노력을 필요로 한다”며 “구조조정이나 규제철폐 같은 당면 과제뿐 아니라 연구개발 환경의 개선이나 교육 개혁을 포함하는 전방위적 혁신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다만 현 정부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나 근로시간 제한 같은 조치들을 너무 서둘러 상당한 부작용을 초래했다는 점도 인정했다. 그는 “시장이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할 것을 미처 예상하지 못한 실책을 저지른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너무 과격한 정책이 가져온 부작용에 애써 눈 감는 것은 용기 있는 자세가 아니다”며 “시장이 말하는 바에 겸손하게 귀 기울이고 고칠 데가 있으면 서슴지 않고 고쳐나가는 것이 진정한 용기”라고 밝혔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쯔양·닥터프렌즈·닥터딩요와 함께하는 국내 최초 계란 축제 '에그테크코리아 2025' 개최
  • 단독 "고정금리 주담대 늘리려"…은행 새 자금조달 수단 나온다[한국형 新커버드본드]①
  • 인도 18곳에 깃발…K-금융, 수출입 넘어 현지화로 판 키운다 [넥스트 인디아 下-②]
  • [AI 코인패밀리 만평] 커피값 또 오르겠네
  • 11월 생산자물가 0.3% 상승...석유·IT 오르고 농산물 내려
  • 캐즘 돌파구 대안으로…전기차 공백 메우기는 ‘한계’ [K배터리, ESS 갈림길]
  • '지방공항은 안 된다'는 편견을 넘다… 김해공항 국제선 1천만 명의 의미
  • 입짧은 햇님도 활동 중단
  • 오늘의 상승종목

  • 12.18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27,220,000
    • -0.95%
    • 이더리움
    • 4,207,000
    • -0.33%
    • 비트코인 캐시
    • 839,000
    • +2.88%
    • 리플
    • 2,693
    • -3.16%
    • 솔라나
    • 177,700
    • -3.48%
    • 에이다
    • 523
    • -4.56%
    • 트론
    • 417
    • +0%
    • 스텔라루멘
    • 308
    • -1.6%
    • 비트코인에스브이
    • 25,730
    • -1.72%
    • 체인링크
    • 17,780
    • -2.58%
    • 샌드박스
    • 166
    • -3.49%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