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스모킹 건(smoking gun)

입력 2018-11-27 06: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김병기 전북대 중문과 교수

‘혜경궁 김씨’라는 트위터 계정의 주인을 두고 공방이 뜨겁다. 저승에 계신 혜경궁의 진짜 주인이었던 ‘혜경궁 홍씨’, 즉 조선 제22대 임금인 정조의 어머니이자, 사도세자의 빈(嬪)이었다가 아들 정조가 즉위한 후, 궁호가 ‘혜경(惠慶)’으로 오른 그 ‘혜경궁 홍씨’가 이 소식을 들으면 참으로 어리둥절할 것 같다.

혜경궁의 주인이었던 자신 외에 ‘혜경궁 김씨’가 또 있다는 사실에도 어리둥절하고, ‘혜경궁 김씨’가 자꾸 ‘혜경궁’의 주인이 아니라고 한다니 그 또한 무슨 영문인지 몰라 어리둥절할 것 같다. 트위터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저승의 혜경궁 홍씨야 어리둥절한 게 당연하겠지만,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도 사건의 개요를 이해하기가 그다지 쉽지는 않았던 것 같다.

게다가 요 며칠 전부터는 ‘스모킹 건’을 들먹이니 그건 또 ‘무슨 총’이냐며 영문 몰라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야말로 영문(까닭)도 모르는 영문(英文:English)인 ‘smoking gun’을 들먹이니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스모킹 건은 영국의 추리소설 ‘셜록 홈스’ 시리즈 중 한 작품에 나오는 “그 목사는 연기 나는 총(smoking pistol)을 손에 들고 서 있었다”라는 대사에서 유래한 말이라고 한다. ‘연기 나는 총’을 결정적 증거로 삼아 목사를 살해범으로 지목했는데, 나중에 총기를 뜻하는 단어인 ‘피스톨(pistol)’이 총기를 의미하는 또 하나의 단어인 ‘건(gun)’으로 바뀌면서 ‘결정적 증거’라는 관용어로 정착했다고 한다.

1974년,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의 워터게이트 사건을 조사할 당시 한 하원의원이 닉슨 대통령과 수석보좌관 사이에 오간 대화가 담긴 증거물인 녹음테이프를 가리켜 ‘스모킹 건’이라고 칭하면서부터 이 용어가 널리 사용되었다고 한다. 그러니까 ‘smoking gun’은 서양식 고사성어인 셈이다. 영문도 모르고 사용하는 영문이어서는 안 되겠기에 설명의 글을 써 보았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다음 주 국내 증시 전망은⋯“엔비디아·연준 그리고 주주총회가 이끈다”
  • 호구 된 한국인, 호구 자처한 한국 관광객
  • 산업용 전기요금 낮엔 내리고 저녁엔 올린다…최고요금 15.4원 인하 [종합]
  • Vol. 2 "당신은 들어올 수 없습니다": 슈퍼리치들의 골프클럽 [The Rare]
  • 물가 다시 자극한 계란값…한 판 7천원 재돌파에 수입란도 ‘역부족’
  • 트럼프 “금리 즉시 인하” 압박에도...시장은 ‘연내 어렵다’ 베팅 확대
  • ‘성폭행 혐의’ 남경주 검찰 송치…지인들 “평소와 다름없어 더 충격”
  • 최고가격제 시행 첫날⋯휘발유 15원↓, 경유 21원↓
  • 오늘의 상승종목

  • 03.13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04,924,000
    • +0.69%
    • 이더리움
    • 3,102,000
    • +0.36%
    • 비트코인 캐시
    • 680,000
    • -0.58%
    • 리플
    • 2,064
    • +0.24%
    • 솔라나
    • 130,400
    • -0.15%
    • 에이다
    • 392
    • -1.26%
    • 트론
    • 434
    • +2.6%
    • 스텔라루멘
    • 244
    • +2.09%
    • 비트코인에스브이
    • 21,650
    • -0.87%
    • 체인링크
    • 13,460
    • -0.3%
    • 샌드박스
    • 125
    • +1.63%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