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7대 어젠다]전체 수출의 21%가 반도체…수출구조 취약 심화

입력 2018-10-11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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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연간 수출 6000억 달러 눈앞인데…반도체 제외한 수출액 1.8% 감소

한국 수출이 올해 사상 처음으로 6000억 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반도체에 의존하는 우리 수출 구조의 취약성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칫 반도체 수출 성장세가 꺾이면 우리 경제가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9월까지 수출액은 4504억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7% 증가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연간 수출액이 사상 최초로 6000억 달러 이상을 달성할 것으로 산업부는 전망하고 있다. 1~9월 누적 전체 수출액 가운데 반도체 수출액은 958억 달러(38.6%↑)로 집계됐다. 점유율로 따지면 21.2%다.

문제는 반도체 수출을 뺀 1~9월 누적 수출(3546억 달러)은 전년 대비 1.8% 줄었다는 점이다. 원인은 또 다른 주력 품목인 선박(-45.9%)·가전(-20.7%)·무선통신기기(-17.6%) 등이 부진을 면치 못한 데 있다. 반도체에 의존하는 우리 수출 구조의 취약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반도체에 대한 수출 의존도는 해를 거듭할수록 커지고 있다. 실제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6년 12.6%에서 2017년 17.1%, 2018년 21.2%(1~9월)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작년엔 전체 수출증가액(전년 대비)이 784억 달러를 기록했는데 이 중 반도체 수출 증가액은 367억 달러로 전체의 45.5%를 차지했다. 품목 하나에서 수출 신장을 절반 가까이 견인한 것이다.

지난해 한국 경제가 3년 만에 3%대 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도 반도체 주도의 수출 성장 기여도가 2.0%포인트(P)를 기록한 것이 보탬이 됐다. 내수 부문인 설비투자의 경우 반도체 수출 증가에 따른 반도체 제조장비 투자 확대로 전년보다 14.6%나 급증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이러한 반도체 수출 성장 효과가 약화되는 추세다.

연이은 설비투자 감소가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설비투자(전월 대비)는 올해 3월(-7.6%)부터 8월(-1.4%)까지 6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러한 부진은 반도체 설비 투자 감소 여파 때문이란 분석이다. 최근에는 한국의 주력 메모리 반도체인 D램과 낸드플래시의 가격이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현상들은 글로벌 반도체 수요 감소로 나타나는 것이라는 점에서 향후 반도체 수출 성장세가 꺾일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이를 반영하듯 산업연구원은 하반기 반도체 수출 증가율이 15.9%로 상반기(42.5%)보다 크게 줄 것으로 전망했다. 만약 이대로 반도체 수출이 삐꺽거린다면 무역의존도가 70%에 육박하는 우리 경제는 상당한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현재 우리 경제는 집중도가 높은 반도체가 꺾이면 위기를 맞을 수 있는 불안한 상황”이라며 “수출 품목 다변화를 통해 반도체의 의존도를 줄이면서 반도체의 자체 경쟁력은 더욱 키우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특정 품목에 편중된 우리 수출 구조는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미중 무역분쟁 등에도 취약하다”면서 “정부와 기업은 반도체 외 주력 품목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흥시장 및 신산업 발굴을 통해 향후 반도체 경기 둔화에 따른 위험성을 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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