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건설사 브랜드 고급주상복합 성공할까?

입력 2008-05-07 08:32 수정 2008-05-08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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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하이빌, '하이빌 뉴시티'로 고급 주복시장 도전장, 성공여부는 글쎄

대형 건설사들의 전유물로 취급되던 고급형 주상복합시장에 중견건설사들이 잇따라 도전장을 내고 있다. 회사의 '대표 아파트'란 랜드마크도 세우겠다는 중견건설사들의 야심이 만만치가 않지만 실제 성공 여부에 대해서는 그다지 후한 점수를 주기 어려운 실정이다.

최근 중견건설사 동일하이빌이 성북구 하월곡동에 지하 7층∼지상 36층 4개동 규모로 총 440가구 규모 '동일하이빌뉴시티'를 공급한다. 과거 집창촌이었던 일명 '미아리텍사스촌' 자리에 들어서는 이 주상복합은 155㎡, 165㎡, 218㎡, 321㎡, 297㎡ 등 대형 평형으로만 구성된 전형적인 고급형 주상복합아파트. 지난해 신규 분양 없이 미분양 소진에만 사력을 집중해왔던 동일하이빌이 그간 대형 건설사 위주로 짜여졌던 고급 주상복합아파트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동일하이빌이 고급 주상복합시장에 진출을 나선 이유는 간단하다. 주로 수도권과 충청권 공략을 중점적으로 하는 동일하이빌이 서울지역 자사의 랜드마크 아파트를 세우겠다는 생각에서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순위 70위인 중견건설사 동일토건을 모회사로 두고 있는 동일하이빌은 재개발, 재건축 등 정비사업 위주로 공급되는 서울지역에서 이렇다할 공급 실적이 없다. 2군 브랜드란 인식이 강한 만큼 정비사업 수주가 쉽지 않아 동일하이빌은 그간 주로 수도권 및 충청권 택지지구에서 주택 공급을 추진해왔던 것. 실제로 서울에서는 지난 2002년 공급한 성북구 동소문동 주상복합 아파트 동일하이빌 236가구가 전부인 실정이다.

5년만에 서울지역에 아파트를 공급하는 만큼 동일하이빌이 쏟는 정성은 각별하다. 고동현 사장이 직접 나서 한국의 '롯폰기힐스'를 내세울 만큼 이 아파트의 성패는 회사로서는 관심이 뜨겁다. 한 건설업계관계자는 "1군 브랜드 중에서도 상위 7~8개 업체가 독식하다시피하는 고급주상복합아파트를 내놓은 만큼 성공할 경우 브랜드 가치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띰했다.

하지만 전망은 밝지 못하다. 서울지역 택지난이 가중된 이후 주상복합 아파트가 잇따라 분양에 나섰지만 중견업체가 내놓은 주상복합은 별다른 성공을 보이지 못한 상황. 더욱이 입지마저 비인기 주거지역에 들어선 아파트는 시장의 외면을 받는 현상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분양가 대비 매매가 동향을 살펴보면 지난 2000년 이후 서울, 경기지역에서 분양한 주상복합 아파트 중 분양가 대비 100%가 넘는 가격 상승세를 보인 주상복합은 대부분 시공능력평가 순위 10위권내 건설사들의 브랜드며, 그나마 이 중 거의 모두가 강남지역과 용산, 목동, 여의도 등 소위 인기주거지역으로 꼽히는 곳에 공급된 물량이다.

강북지역에 공급된 주상복합 중 현재까지 분양가 대비 웃돈 상승세 100%를 넘기며 여전히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아파트는 시공능력평가순위 13위 쌍용건설이 종로구 내수동에 공급한 '경희궁의 아침'이 유일하다.

이는 고급 커뮤니티 형성이 수월한 곳을 찾는 고급 주상복합 수요의 특성 때문. 학군이나 주변 주거지역 상황 등이 모두 중산층 이상이 돼야 움직이는 이들 수요의 특성상 2군 브랜드의 비인기지역 주상복합은 '무늬'만 고급형일 뿐 고급으로 인식되지 않기 때문이란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한 시장 전문가는 "집의 가치는 90%가 집이 위치한 땅의 가치에 달린 것"이라며 "아무리 건물을 고급스럽게 지어도 땅의 가치가 떨어진다면 이는 고급주상복 아파트로선 기본을 갖추지 못한 것이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분양한 동일하이빌뉴시티가 내세우는 '도심재생사업의 중심'이란 모토에도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 전문가는 "고급형 주상복합 아파트는 주거지역 형성 초기에 들어서는 것이 아니라 주거지역이 완전히 모양새를 갖추고 난 후 들어서는 것이 일반적인 일"이라며 "높은 분양가를 치를 수 있는 고급 아파트 수요가 아직 제대로 자리잡지 못한 곳을 향후 개발이 이루어질 것이란 이유로 들어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물론 길음뉴타운의 가치는 낮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고급 주상복합이 들어서기에는 아직 부족하다는 것이 현지 중개업자들의 이야기다. 길음동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길음뉴타운 인근은 일반 아파트의 경우 강남과 비견할 만한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주상복합에 대한 지역 수요의 관심은 극히 낮다"라고 말했다.

중견 브랜드의 고급형 주상복합시장 진출은 여전히 어렵다는 분석도 뒤따른다. 일반 아파트의 경우 공법이 크게 차이나지 않는 만큼 입지와 단지규모만 갖추면 브랜드 가치가 큰 기여를 하지 못할 수 있지만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의 경우 건축기술을 완전히 신뢰할 수 없는 2군 브랜드의 아파트는 인기를 끌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2군 브랜드의 주상복합은 아무리 고급 건자재를 사용하더라도 2군이란 인식이 강한 것이 고급 주상복합 수요자들의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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