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미·중 무역전쟁 최대 피해자 되나…NXP 인수 무산 위기

입력 2018-07-2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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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인수 계약 만료…퀄컴, NXP에 해지 수수료 20억 달러 지불해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퀄컴 캠퍼스. 샌디에이고/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퀄컴 캠퍼스. 샌디에이고/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반도체업체 퀄컴이 무역 전쟁의 최대 피해자가 될 위기에 놓였다. 440억 달러(약 49조9180억 원) 규모의 네덜란드 NXP 인수가 무산되기 일보 직전이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퀄컴은 25일 NXP 인수 계약 만료일을 맞는다. 인수가 끝나려면 9개 시장에서 반독점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중국은 그 마지막 관문이다. 퀄컴 측은 올해 4월 마감 기한을 한 차례 연장했으며 재연장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치열해지면서 중국은 수개월 간 퀄컴의 NXP 인수 승인을 지연한 상태이다. 중국 반독점 규제 당국이 만료일 이전에 계약을 승인할 가능성은 작다.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일 중국산 수입품에 5000억 달러 규모 관세를 부과한다고 위협하면서 승인이 더 멀어졌다고 설명한다. 이는 미국 정부가 사실상 중국에서 수입하는 모든 물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뜻이다.

퀄컴의 NXP 인수 계약 승인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과 궤를 같이 해왔다. 3월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 브로드컴의 퀄컴 인수를 막았다. 브로드컴은 1170억 달러에 퀄컴을 인수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미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는 브로드컴이 퀄컴을 인수할 경우 5G 무선통신 기술 부문에서 중국 기업인 화웨이의 시장 지배력이 높아질 것을 우려해 인수 금지를 권고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제재 위반 등을 이유로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의 미국 기업과의 거래를 금지하면서 퀄컴은 중요 고객을 잃었다.

중국은 미국의 ZTE 제재 해제를 계기로 퀄컴의 NXP 인수를 승인하는 방향으로 기울었다. 5월에는 중국 당국이 인수 승인을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으며 지난달 중순에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반독점 당국이 퀄컴의 인수를 승인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폭탄을 발사하며 무역 전쟁을 시작하자 상황이 달라졌다. 6일 트럼프 대통령은 34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발효했다. 중국도 같은 규모로 보복했다. 스콧 케네디 국제전략연구소(CSIS) 연구원은 “무역 관계가 심각하게 악화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요구를 충족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스테이시 래스건 얼라이언스번스타인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일은 인수를 승인하는 것이지만 지금 현재 모든 것이 이성적이지는 않다”라고 말했다. 그는 “인수 계약이 광범위한 문제와 연관됐다”며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명확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4월 퀄컴은 인수 계약 만료일을 연장했으며 25일까지 승인되지 않으면 NXP에 20억 달러의 해지 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 관계자에 따르면 퀄컴 이사회는 계약을 포기하는 방향으로 기울고 있다. 스티브 몰렌코프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4월 투자자들에게 “인수를 완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완료되지 않으면 다른 방식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WSJ는 퀄컴 투자자 다수가 불확실성이 끝나기를 바라고 있어 인수가 무산될 경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중국 당국이 만료일 직전 인수를 승인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SCMP는 중국 당국은 기업을 인질로 붙잡는 방법이 트럼프 대통령에 압박을 가하는 데 효과적이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강조했다. 시장조사업체 가베칼파텀차이나는 21일 보고서에서 “중국이 이 계약을 승인할 확률이 높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미국 기업들이 백악관으로부터 관세의 부작용에 대해 호의적인 반응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 상황에서 외국 기업을 환영하는 게 중국의 장점이라는 것을 당국이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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