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 높이는 시민단체...재계, 사외이사 선임에 ‘진땀’

입력 2018-03-15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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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가 사외이사 선임에 예년과는 달리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동안 기업 오너의 뜻대로 진행됐던 사외이사 선임에 대해 정계·시민단체 등에서 본격적으로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대다수 사외이사가 그동안 재벌 총수의 거수기나 방패막이 역할만 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지만, 무차별적인 선임 반대가 기업 경영 차질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과 세아베스틸은 사내·외이사 선임 건에 대해 반대 여론에 부딪히고 있다. 두 기업은 16일 나란히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현대제철의 경우, 주총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고, 김상용 한국마케팅학회장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기업의 지배구조를 분석하고 개선방안을 제안하는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는 두 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CGCG는 정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반대 이유로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의 이사를 겸직하고 있다”며 “과도한 겸직은 이사의 충실의무를 저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글로비스의 최대주주인 정 부회장이 현대제철의 사내이사를 맡을 경우, 주요 거래처인 현대차·기아차·현대글로비스와 이해 상충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도 이유로 꼽았다. 김 회장에 대해서는 부광약품 사외이사 시절 낮은 출석률을 이유로 꼽았다. CGCG는 김 회장에 대해 “2016년 28.6%, 2017년 45%의 출석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이사회 출석율이 75% 미만인 이사들에 대해서는 업무의 충실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세아베스틸이 사외이사로 재선임하려는 정용희 현 사외이사도 곱지 못한 시선을 받고 있다. 세아그룹의 지배주주인 이순형 회장과 동문이라는 이유에서다. CGCCG는 정 후보에 대해 “이 회장과 고등학교 동문이자 대학 선배”라며 “한국적 상황 하에서 지배주주 일가 및 대표이사와 동문·동창인 경우 사외이사로서 독립성이 없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효성이 사외이사로 재선임하려는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장에 대해서는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이 ‘레드카드’를 의견을 냈다. 기업의 회계 투명성을 감시하는 역할을 하는 최 회장이 기업의 사외이사직을 맡는 게 부적절하다는 이유에서다. 채 의원은 “기업의 회계 투명성과 관련이 있는 자율규제기관의 장이 분식회계로 임원의 해임권고를 받은 기업의 사외이사직을 다시 맡겠다는 발상이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 회장 그 자신이 효성에서 분식회계가 발생하던 시기에 사외이사로 재직하면서 감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고, 오히려 지배주주와 유착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포스코도 올해 사외이사 선임에 앞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주주 제안으로 첫 사외이사에 추천된 박경서 고려대 교수가 후보에서 자진 사퇴했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과거 성추문 관련 징계를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이후 스스로 후보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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