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현금없는 사회’ 성큼...빈곤층은 미래형 사회서 소외 우려

입력 2018-01-29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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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미국 시애틀의 아마존고 매장에서 한 소비자가 스마트폰의 아마존고 앱을 스캐너에 대고 있다. 시애틀/AP연합뉴스
▲22일(현지시간) 미국 시애틀의 아마존고 매장에서 한 소비자가 스마트폰의 아마존고 앱을 스캐너에 대고 있다. 시애틀/AP연합뉴스
모바일 기술과 전자결제 시스템 발전으로 ‘현금 없는 사회’가 가까워지고 있다. 소매업체의 효율성이 기대되지만 새롭게 만들어질 경제 환경에서 금융 취약 계층이 배제될 우려가 있다고 28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BI)가 전했다.

아마존은 최근 시애틀에 미래형 식료품점 ‘아마존 고’를 열었다. 이 매장을 이용하는 데 현금은 단 한 푼도 필요없다. 계산대도 없다. 소비자는 물건을 든 채 매장 밖으로 걸어나가며 비용은 아마존 계정을 통해 자동으로 결제된다.

현금 없는 매장을 실험하는 기업은 아마존만이 아니다. 스타벅스도 ‘노 캐시(No Cash)’ 물결에 동참했다. 시애틀에 시범 매장을 열었다. 25일 케빈 존슨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시장에서 모바일 결제가 전체 매출의 30%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그는 “모바일 및 신용카드 결제의 보편화로 미국에서 현금 없는 매장을 열 수 있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샐러드 체인 업체 스위트그린은 2016년 말 현금 결제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발표했다. 쉐이크쉑은 지난해 10월 뉴욕에서 현금 없는 매장을 시험하겠다고 밝혔다.

현금 없는 매장의 확산은 소매업체 운영의 효율성을 높인다. 마야 미하일로프 GP쇼퍼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현금이 사라지면 서비스 속도가 빨라지고 도난을 방지할 수 있으며 기업들이 소비자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다수 소비자도 현금 없는 매장을 환영한다. 소비자 조사업체시빅사이언스가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5%는 노 캐시 레스토랑이 방문 빈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거나 더 많은 방문을 유도한다고 답했다.

반면 현금을 받지 않으면 레스토랑에 가지 않겠다고 답한 15% 중 일부는 현금 결제가 사라지면 소비가 아예 불가능하다. 2015년 기준 미국인의 7%는 은행 계좌가 없다. 약 2200만 명이 현금 없는 사회에서 제외되는 셈이다. 이들은 은행에 등록되어있지 않아 신용을 쌓을 수 없고 이 때문에 결제 시스템을 이용할 수 없는 악순환을 겪는다. 전문가들은 금융시스템을 이용할 수 없는 이들이 경제활동에서 제외되면서 현금 없는 사회의 ‘2급 시민’으로 남게 된다고 지적한다. 국가 경제 전체가 전자결제화 되면 공식 집계되지 않는 지하경제가 형성될 수도 있다. 금융 서적 저자인 도미닉 프리스비는 “현금의 장점은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직접적이고 간단하게 거래할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현금 없는 사회를 추진하기 시작하면 가난한 사람들이 금융시스템 외부에 남아 배제될 위험이 있다”고 짚었다.

이러한 고민은 미국만의 일이 아니다. BI는 현금 없는 사회에서 빈곤층이 제외될 수 있다는 점이 국제적인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개발도상국에서는 수십억 명이 현금에 의존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인구의 19% 이상이 은행에 등록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기업들이 대책을 찾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미하일로프 CMO는 “은행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미국인의 비율이 줄고 있다” 면서 “현금 결제가 사라지면 기업들이 은행 밖 소비자들에 대한 해결책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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