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규 산업칼럼] 4차 산업혁명에 관망만 하는 국내 산업계

입력 2018-01-24 10:46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전 산업연구원장

 세계적으로 4차 산업혁명의 빠른 확산에 대한 대응책 경쟁이 치열하다. 신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 박람회(CES 2018)에서는 로봇과 인공지능을 활용한 제품과 서비스들이 큰 관심을 모았다.

중국 기업들은 그 어느 나라보다도 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새로운 과학기술 환경에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일본 기업들도 정부와 힘을 합쳐 4차 산업혁명으로 창출될 새로운 기회들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가 자동차, 전자정보 업체들과 협의체를 구성하고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더 나아가 독일 지멘스와 같은 산업 자동화 기업들은 사물인터넷 등을 활용한 스마트공장 시스템을 개발해 개도국에 대한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지금 전개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은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져 내려온 것이 아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논의해 오던 인공지능과 같은 신기술들이 이제 현실 경제사회에 적용되기 시작했고, 이것이 앞으로 매우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는 데 매우 큰 중요성을 지닌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로 파악된다. 하나는 사물인터넷과 같은 신기술의 급속한 발달로 초연결 사회가 형성되는 것이다. 또 하나는 인공지능과 같은 혁신기술이 기존 제조업이나 서비스업과 융합해 새로운 사업과 산업을 생성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생산, 유통, 금융 방식 등이 이전과는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다. 우버와 같이 갈수록 다양화되는 글로벌 차원 전자상거래 서비스, 새로운 금융회사 핀테크,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을 둔 가상화폐 등이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종전 사업방식과 산업이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국내 기업들이 살아남으려면 경쟁국들보다 더 열심히 새로운 생존과 성장 전략을 수립해야만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국내 각 산업의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대비 수준은 아직도 관망하는 상태에 머물러 있다. 산업연구원이 최근 2년에 걸쳐 실시한 조사결과에 의하면 국내 제조업체들의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대책은 너무나 허술하다. 지난해의 경우 조사대상 기업들의 48%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투자와 기술 개발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계획이 없는 것으로 응답했다. 이는 2016년보다 1%포인트가 더 높은 것이다.

계획을 실천하는 ‘대비 착수 기업’ 비중은 22%인데 오히려 줄었다. 국내 기업들이 무성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논의에도 불구하고 아직 구체적인 대비책 마련에는 손을 놓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유인하려면 무엇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대안 제시가 필요하다. 추상적인 개념 논란에 빠지지 말고 신기술이 기업 생산, 영업, 매출, 수익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력에 대한 실증분석이 이뤄져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정부와 기업이 힘을 합쳐 실증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미국은 ‘스마트 아메리카 챌린지’ 프로그램을 만들어 제조업·교통·의료 등 8개 분야의 실증사업을 진행했으며, 독일과 일본도 유사한 실증사업을 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준비에 앞서 나가는 선도 산업들에 대한 지원책도 강화해야 한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일반기계·전기전자·자동차업이 4차 산업혁명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들 업종에서 신사업 투자 등을 활발히 전개하도록 데이터 활용 제한과 같은 규제들을 과감히 풀어주어야 한다.

또한 현실과 맞지 않는 정책 지원을 검토하고 보완해 기존 정책의 효율성도 제고해야 한다. 이에 해당하는 것 중 하나가 스마트공장 사업이다. 정부는 많은 재원을 투자하고 있지만, 중소기업들은 기능과 효과 면에서 실효성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국내 기업이나 산업의 현주소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신기술과 여하히 접목해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지 한층 고민해야 한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여의도 4PM] "尹 대통령, 채상병 특검을 받아야만 하는 이유"
  • "이렇게 극적인 경기 처음"…'최강야구' 최강몬스터즈, 2024 개막전 짜릿한 승리
  • 민희진, 10일 어도어 이사회 연다…임시주총 의안 상정
  • "어버이날 쉬게 해주세요" [데이터클립]
  • 정부 "의대 증원 회의록, 작성 의무 준수…숨길 이유 없어" [상보]
  • 하루 이자만 수십억… 고금리에 대기업도 쓰러질 판 [고금리 직격탄]
  • 비트코인, 美 규제 움직임에 희비 교차…"조정 국면, 매우 건강한 신호" [Bit코인]
  • [기업탐구] SK하이닉스, HBM 패권의 무게를 견뎌라…‘20만닉스’ 갈 수 있나요
  • 오늘의 상승종목

  • 05.07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9,289,000
    • +0.07%
    • 이더리움
    • 4,304,000
    • -0.69%
    • 비트코인 캐시
    • 687,000
    • +2.92%
    • 리플
    • 758
    • -2.82%
    • 솔라나
    • 216,900
    • +0.88%
    • 에이다
    • 634
    • -2.31%
    • 이오스
    • 1,140
    • -2.9%
    • 트론
    • 168
    • +0.6%
    • 스텔라루멘
    • 154
    • -1.91%
    • 비트코인에스브이
    • 91,350
    • +0.66%
    • 체인링크
    • 20,290
    • -1.79%
    • 샌드박스
    • 622
    • -1.89%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