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치즈 펀드?...글로벌 헤지펀드 업계, ‘이색펀드’가 뜬다

입력 2017-11-30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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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가스ㆍ우라늄ㆍ우유 등 이색 분야 투자하는 펀드, 올해 두자릿수 수익률 자랑…중앙은행 금융정책에 휘둘리지 않는 자산 다각화 효과

▲천연가스에서 우라늄, 우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투자하는 이색펀드가 올해 글로벌 헤지펀드 상품 중에서 탁월한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사진은 카타르 라스라판의 천연가스전. 라스라판/AP뉴시스
▲천연가스에서 우라늄, 우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투자하는 이색펀드가 올해 글로벌 헤지펀드 상품 중에서 탁월한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사진은 카타르 라스라판의 천연가스전. 라스라판/AP뉴시스

올해 글로벌 헤지펀드 업계가 대체로 부진한 실적을 보인 가운데 이색펀드만이 괄목할만한 성적을 내면서 투자자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수년간 컴퓨터와 알고리즘에 기반해 시장 흐름을 따라가는 추세추종형 펀드에 꾸준히 자금이 유입됐다. 그러나 올해 추세추종형 펀드 평균 투자수익률은 2%에 그친 반면 이색펀드는 두자릿수의 수익률을 자랑하고 있다고 3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소개했다.

이색펀드는 전통적인 투자상품인 주식과 채권을 벗어나 다양하고 색다른 상품에 투자하는 펀드다. 이들 펀드는 브라질과 체코의 금리 파생상품에서 천연가스, 우라늄, 심지어 우유와 치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손을 뻗치고 있다.

시스테마티카의 12억 달러(약 1조3049억 원) 규모 얼터너티브마켓펀드의 올해 투자수익률은 18.6%에 달했다. 이색펀드의 개척자인 영국 만(MAN)그룹의 에볼루션펀드도 올 들어 지금까지 15%가 넘는 수익률을 올렸다. 이 펀드는 출범한 지 5년 만에 운용자산이 34억 달러로 불었다. 이색펀드 성과에 고무된 만그룹은 올해 또 다른 이색펀드인 에볼루션프론티어펀드를 출시했고 이 펀드도 지금까지 수익률이 약 15%에 이르렀다.

시장 관계자들은 주식과 채권 등 주요 금융시장에서 벗어나 있다는 것이 이색펀드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등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정책에 따라 펀드 성적이 흔들리는 사태를 피하는 등 이색펀드가 자산 다각화의 효율적 수단이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금융시장 대부분은 중앙은행 기준금리 결정에 영향을 받지만 천연가스에 투자하는 이색펀드에 가장 중요한 것은 기후다. 이는 후자가 주식지수와 주요 원자재, 국채 등의 선물 거래를 추종하는 CTA(Commodity Trading Advisers) 전략과 무관하다는 것을 뜻한다. 그만큼 헤지펀드 매니저들이 전반적인 시장 환경을 신경쓰지 않고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런 이색펀드들의 견실한 성적에 헤지펀드 업체들도 올 가을 잇따라 새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캔탭캐피털은 지난달 이색펀드 전문의 디스커버리 펀드를 내놓았고 애스팩트캐피털도 이달 초 자체 얼터너티브마켓펀드를 선보였다. 특히 애스팩트캐피털의 새 펀드는 신흥국 통화와 전력 가격에 이르기까지 무려 160개가 넘는 상품에 투자한다. 애스팩트의 앤서니 토드 최고경영자(CEO)는 “이색펀드들의 성과가 매우 좋았다”며 “이런 펀드가 투자하는 시장은 접근하기 어렵지만 그만큼 가치있는 다각화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진입장벽이 높다는 점도 이색펀드의 매력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색펀드는 투자하는 방법을 찾는 것도 쉽지 않아 이미 인적 네트워크와 인프라를 구축한 기존 헤지펀드가 이색펀드로 수익을 내기가 훨씬 유리하다는 것이다. 만그룹 자회사인 만AHL의 매튜 사르가이슨 CEO는 “이색펀드 시장은 장외시장이 대부분이어서 인간 트레이더들이 필요하고 은행, 중개업체와의 관계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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