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유미의 고공비행] 셀트리온 코스피이전과 주가는 “정비례하지 않는다?”

입력 2017-08-29 10:41 수정 2017-08-29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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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부 차장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이 코스피 이전을 주장하는 명분은 ‘공매도 위험 감소와 주가 상승 가능성’이다. 하지만 셀트리온이 코스피로 이전한다고 해서 주가가 무조건 올라가고, 공매도 위험은 반드시 줄어들까. 안타깝지만 ‘아니다’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다. 왜 그럴까.

우선 코스닥 시장에서 셀트리온의 공매도 위험 수준이 절대적으로 높다고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물론 셀트리온은 공매도 대금이 평소보다 급증한 사례가 여러 번 있었지만, 이 같은 현상을 일반화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얘기이다.

실제로도 한국거래소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 초부터 이달 말(22일 기준)까지 셀트리온의 공매도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우선 이 기간 코스피200 구성종목 중 공매도 비중이 가장 높았던 CJ대한통운은 20.06%를 기록했다. 반면, 코스닥150 중 공매도 비중 1위를 기록한 로엔은 12.85% 수준이었으며 셀트리온의 공매도 비중은 7.81%에 불과해 13위를 기록했다. 코스피200 구성종목의 평균 공매도 비중은 7.8%로 코스닥150 구성종목의 비중(4.1%)보다 두 배에 육박했으며, 코스피 전체 종목의 평균 공매도 비중(2.6%) 역시 코스닥 전체 평균(1.1%)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아울러 셀트리온은 코스닥 시장에서 공매도로 인해 주가 상승이 제한됐다고도 보기 어렵다. 2012년 12월 28일 셀트리온 주가는 2만6100원에 불과했지만, 올 들어 이달 27일 기준 11만4000원으로 무려 5배 이상 올랐다. 오히려 코스피 이전 상장을 할 경우, 재평가에 따른 주가 하락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바이오주의 경우 코스닥의 밸류에이션(평가 가치)이 코스피보다 높아 이전 상장 시 오히려 저평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셀트리온의 주가이익비율(PER)은 현재 75배이지만, 코스피 의약품업종은 50배 수준이어서 밸류에이션 재평가 가능성이 높다.

결과적으로 소액주주들이 우려했던 것처럼, 공매도가 셀트리온의 주가 움직임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음은 물론, 공매도 위험도도 높다고 볼 수는 없다.

코스피 이전 상장 시 우려되는 문제들은 더 있다. 우선 공매도 전략 노출 가능성이 상승할 수 있다. 코스피의 공매도 비용이 더 저렴하고, 공매도 주체 상당수가 외국인·기관인 점을 감안하면, 이전 상장 시 공매도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최근 3개월간 코스피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3조5000억 원에 달했지만, 코스닥 시장의 거래대금은 약 7분의 1 수준인 5000억 원에 불과했다. 또 셀트리온이 코스피200에 포함될 경우, 기관·외국인이 인덱스 전략, 차익거래, 헤지거래 등으로 공매도 물량을 손쉽게 차입해 매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셀트리온이 이전상장할 경우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경쟁 구도가 형성될 수 있어 투자 자금을 분산할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지금껏 코스닥 시장에서 대장주로서 맏형 역할을 잘해 온 셀트리온의 코스피 이전상장이 능사는 아니라는 얘기이다. 물론, 무조건 코스닥에 남아야 한다는 의미 또한 아니다. 그저 단순한 외적 요인만 보고 ‘부화뇌동(附和雷同)’하기보다는, 주도면밀한 분석으로 ‘심사숙고(深思熟考)’한 후 판단하는 주주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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