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S] ‘바이오벤처 1세대’가 보여준 캐시카우 다각화 필요성

입력 2017-08-02 07:06 수정 2017-08-02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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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 이후 매출 신기록ㆍ5분기 연속 적자 흑자전환..새로운 캐시카우 발굴 효과ㆍ신약 개발 R&D 재원 확보

'국내 바이오벤처 1세대' 메디포스트가 창립 이후 처음으로 분기 매출 100억원을 기록했다. 줄기세포치료제의 연구개발(R&D) 비용의 조달하기 위한 수익원(캐시카우) 다각화 전략이 효과를 거두며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는 분위기다. 회사의 숙원인 신약의 상업적 성공 단계에 도달하기 위해 안정적인 캐시카우 확보에도 적잖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교훈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메디포스트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1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흑자전환했다. 지난해 1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5분기 연속 지속됐던 적자가 흑자로 돌아섰다. 매출액은 121억원으로 전년보다 69.0% 증가하며 창립 이후 처음으로 분기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다.

그동안 들쭉날쭉했던 실적 흐름에서 벗어나 완연한 회복세로 돌아서는 모습이다. 메디포스트의 2분기 매출은 불과 6개월 전인 지난해 4분기보다 무려 77.4% 상승한 수치다.

▲분기별 메디포스트 메출액·영업이익 추이(단위: 백만원, 자료: 금융감독원)
▲분기별 메디포스트 메출액·영업이익 추이(단위: 백만원, 자료: 금융감독원)

메디포스트의 실적 개선은 주력 사업의 성장세를 기반으로 캐시카우 다각화를 통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메디포스트는 제대혈 은행 설립과 줄기세포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지난 2000년 설립된 국내 바이오벤처 1세대로 평가받는다.

메디포스트는 국내에서 가장 먼저 제대혈 은행 사업에 뛰어들었다. 제대혈 은행은 신생아의 탯줄에서 채취한 제대혈(탯줄혈액) 내 조혈모세포와 줄기세포를 분리, 보관했다가 치료가 필요할 때 다시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메디포스트 '카티스템'
▲메디포스트 '카티스템'
메디포스트는 지난 2012년 ‘카티스템’의 국내 시판승인을 획득하며 줄기세포치료제의 상업화에도 성공했다. 카티스템은 퇴행성무릎연골치료제로 허가받은 세계 최초의 동종줄기세포치료제다. 메디포스트 입장에선 일찌감치 회사 설립의 1차 목표를 달성한 셈이다.

메디포스트는 설립 이후 제대혈 사업을 통해 R&D 재원을 마련해 줄기세포치료제 개발을 진행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제대혈 사업은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했다. 카티스템의 허가를 받기 전인 2011년 제대혈 사업의 매출(215억원)은 회사 매출(253억원)의 85%를 차지할 정도로 매출 의존도가 절대적이었다.

메디포스트는 지난 2012년 카티스템의 국내 허가를 받는 쾌거를 올렸음에도 실적은 냉탕과 온탕을 반복했다.

카티스템의 경우 2014년 30억원, 2015년 41억원, 2016년 56억원의 매출로 상승세를 이어가며 국내 개발 줄기세포치료제 4개 중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상업적 성공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평가다. 카티스템의 지난해 매출은 메디포스트 매출의 19.7%를 차지했다. 줄기세포치료제라는 생소한 약물 특성상 시장 안착에는 적잖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실 메디포스트의 실적이 기복을 보였던 것은 제대혈 사업의 부진이 컸다. 메디포스트의 제대혈 사업은 지난 2015년 1분기 73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순항을 지속했다. 하지만 경쟁 심화로 매출이 하락세를 나타내며 지난해 4분기에는 33억원으로 내려앉았다. 이때 처음으로 메디포스트 매출에서 제대혈이 차지하는 비중이 50% 밑으로 떨어졌다. 제대혈 사업의 부진은 회사 전체 매출의 하락과 적자로 이어졌다.

메디포스트는 올해 1분기부터 매출 반등에 성공했다. 제대혈 사업이 회복세를 나타내고 카티스템의 매출도 여전히 상승세를 지속했다.

특히 화장품 사업이 20억원 가량을 기록하며 메디포스트의 새로운 캐시카우 역할을 했다. 메디포스트 입장에선 제대혈 사업 이외에 새로운 캐시카우를 발굴했다는 점이 반가운 소식이다. 지난 2분기 메디포스트의 핵심 사업인 제대혈의 매출 비중이 50%에도 못 미쳤음에도 매출 신기록을 세웠다는 점에서 체질개선의 신호탄을 쐈다는 평가를 받는다. 메디포스트는 지난 2015년 8월 새로운 줄기세포 화장품 ‘셀피움’을 론칭했다. 다양한 캐시카우를 확보하면서 신약 개발을 위한 안정적인 R&D 재원을 마련하는 전략이다.

▲분기별 메디포스트 제대혈·줄기세포 사업 매출 및 제대혈매출 비중(단위: 백만원, %, 자료: 금융감독원)
▲분기별 메디포스트 제대혈·줄기세포 사업 매출 및 제대혈매출 비중(단위: 백만원, %, 자료: 금융감독원)

메디포스트의 실적 회복은 새로운 캐시카우의 발굴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정 사업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을 경우 시장 환경에 따라 갑작스럽게 실적 부진을 겪을 수 있다는 불안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바이오벤처들이 초창기에는 외부조달 자금을 통해 신약 개발을 시도하는데 지속적인 R&D 활동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캐시카우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메디포스트가 2분기 화장품 사업으로 올린 매출 20억원의 경우 매출 규모는 크지 않지만 안정적인 R&D 재원 조달에는 효과적인 역할을 할 전망이다. 메디포스트가 지난해 투입한 R&D 비용은 109억원이다.

메디포스트는 현재 카티스템 이외에도 2종의 줄기세포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기관지폐이형성증 치료 및 예방 목표로 ‘뉴모스템’의 임상2상시험을 국내에서 종료했고 희귀의약품 신청을 준비 중이다. 뉴모스템은 미국에서도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로 개발 중인 ‘뉴로스템’은 국내 임상1/2a상을 진행하고 있다.

메디포스트 관계자는 “2015년부터 경쟁심화로 제대혈 사업이 주춤하면서 실적 부진이 이어졌다”면서 “제대혈 사업의 매출 회복과 함께 새로운 캐시카우로 지목한 화장품 사업이 괄목할만한 성장이 이뤄졌다. 카티스템도 지속적인 상승세를 나타내 실적 개선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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