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현충일(顯忠日)

입력 2017-06-05 10:47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내일은 현충일이다. 현충은 ‘顯忠’이라고 쓰는데 각각 ‘나타날 현’, ‘충성 충’이라고 훈독한다. 여기서의 ‘忠’은 ‘충성’으로 풀이하기보다는 ‘충혼(忠魂:나라를 위해 충성을 다한 분의 혼)’으로 풀이하는 게 좋겠다. 따라서 ‘현충’은 ‘충혼이 나타난다’는 뜻이고, 현충일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신 충혼이시여! 오늘 하루라도 우리 앞에 나타나시옵소서!” 하고 빌면서 나타나신 충혼을 향해 추모의 제사를 올리는 날이다.

6·25전쟁으로 인해 이 땅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군인은 전쟁을 하다가 죽었고, 일반인은 피란을 다니다가 날아온 총알이나 포탄의 파편에 맞아 죽었다. 그리고 또 많은 사람들이 인민군에게 끌려가서 죽었고, 더러는 우리 국군에 의해 공산당으로 몰려 죽기도 했다. 이념의 노예가 되어 같은 민족끼리 서로를 꼭 죽여야만 할 원수로 여기며 벌인 처참한 전쟁이었다.

전쟁이 끝난 후, 전사한 군인들을 안장하기 위해 동작동에 국립묘지를 조성하면서 현충일도 제정하였다. 이후, 국립묘지에는 꼭 군인이 아니더라도 나라를 위해 공을 세운 분들이 안장되었다.

해마다 현충일이면 국립묘지는 나라를 위해 싸우다 돌아가신 아버지, 삼촌, 오빠를 찾아오는 사람들의 눈물로 젖는다. 나라에다 아들을 바친 부모들의 피눈물이 고인다. 뉘라서 그 눈물을 보며 가슴이 저미지 않겠는가?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현충일을 현충일답지 않게 보내는 사람이 많아졌다. 아침 일찍 조기를 다는 사람도 많지 않고 10시에 울리는 사이렌 소리에 맞춰 묵념을 올리는 사람도 드물다.

현충일엔 전 국민이 한마음 한뜻으로 충혼을 기리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겨레와 나라 위해 목숨을 바치니 그 정성 영원히 조국을 지키네. 조국의 산하여 용사를 잠재우소서… 임들은 불멸하는 민족혼의 상징….” 우리 국민 중에 현충일 노래를 다 부를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성심당 대전역점’이 없어진다고?…빵 사던 환승객들 ‘절망’ [해시태그]
  • 경찰, 김호중 방문한 고급 유흥주점 새벽 압수수색
  • 다꾸? 이젠 백꾸·신꾸까지…유행 넘어선 '꾸밈의 미학' [솔드아웃]
  • "깜빡했어요" 안 통한다…20일부터 병원·약국 갈 땐 '이것' 꼭 챙겨야 [이슈크래커]
  • 부동산PF 구조조정 시계 빨라진다…신평사 3사 "정부 대책 정상화 기여"
  • "전쟁 터진 수준" 1도 오를 때마다 GDP 12% 증발
  • 유니클로 가방은 어떻게 ‘밀레니얼 버킨백’으로 급부상했나
  • AI 챗봇과 연애한다...“가끔 인공지능이란 사실도 잊어”
  • 오늘의 상승종목

  • 05.17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3,120,000
    • +1.35%
    • 이더리움
    • 4,328,000
    • +3.29%
    • 비트코인 캐시
    • 675,500
    • +4.81%
    • 리플
    • 727
    • +0.97%
    • 솔라나
    • 242,100
    • +4.08%
    • 에이다
    • 672
    • +0.6%
    • 이오스
    • 1,139
    • +0.62%
    • 트론
    • 172
    • +0%
    • 스텔라루멘
    • 152
    • +1.33%
    • 비트코인에스브이
    • 91,700
    • +3.03%
    • 체인링크
    • 22,540
    • -1.49%
    • 샌드박스
    • 620
    • +0.98%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