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원어민 강사도 근로자…퇴직금 줘야"

입력 2017-06-05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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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학원과 계약을 맺고 일한 원어민 강사들을 근로자로 보고 퇴직금과 수당을 줘야 한다는 판단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09단독 오상용 부장판사는 미국인 A씨 등 원어민 강사 5명이 B어학원을 상대로 낸 퇴직금 등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5일 밝혔다. 판결이 확정되면 어학원 측은 A씨 등에게 1억8600여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

A씨 등은 2005~2012년 각각 B어학원과 계약을 체결했다. 강사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해 보수를 지불한다는 것이 계약의 주요 내용이다. 계약에 따라 A 씨 등은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하루 3~6시간, 주 4~5일 근무했다. 시급은 각 강사별로 3만~4만2000원씩, 월별로 보수를 받았다. A씨 등은 회사를 그만둔 뒤 퇴직금 등을 달라고 요구했으나, 거절당하자 2015년 소송을 냈다.

A씨 등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퇴직금과 수당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B어학원 측은 "A씨 등은 계약에 따라 강의업무를 수행하고, 그 성과에 따라 강의료를 지급받은 '개인사업자'에 불과해 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오 부장판사는 "A씨 등이 체결한 계약은 사용·종속 관계를 핵심 징표로 하는 근로계약 내지 고용계약으로 보인다"며 A씨 등의 손을 들어줬다. 학원 측이 업무의 내용을 결정하고, 강사들에 대해 상당한 지휘·감독 권한을 행사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오 부장판사는 "시간당 보수에 이미 퇴직금과 모든 수당이 포함됐다"는 어학원 측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는 "A씨 등이 실제 강의 시간에 비례한 대가로 임금을 지급받았고, 계약서상 시간급에 퇴직금 등이 포함돼있다는 내용이 명시되지 않은 점 등에 비춰보면 둘 사이에 포괄임금 약정이 성립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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