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찬의 골프이야기]프로골퍼에게 가장 무서운 컷오프와 3퍼팅

입력 2017-05-29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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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금으로 살아가는 프로골퍼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무엇일까. 바로 컷오프다. 본선 진출을 못하며 생돈만 까먹는다. 상금은 제로(빵원)이면서 교통료, 숙박과 식음료, 캐디피만 깨지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 공포스러운 것은 바로 3퍼팅이다. 잘 나가다가도 3퍼팅을 하면 곧바로 무너지는 것이 골프가 가진 속성이다. 이는 ‘드라이버는 쇼, 퍼팅은 돈’이라는 명언과 잘 맞아 떨어진다.

드라이버를 빵빵하게 날리고도 그린에서 무너져 순간적으로 우승이 물 건너가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28일과 29일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와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그리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실감나게 입증됐다.

먼저 KPGA투어 카이도 드림오픈. 전북 장수의 장수골프앤리조트(파72)에서 막을 내린 카이도 드림오픈(총상금 3억원) 최종일 경기. 4라운드에서 김우현에게 4타나 앞서가던 이태희는 17번홀까지 2타차로 좁혀졌지만 보기만 해도 이기는데는 문제가 없었다. 마지막 18번홀(파4). 티샷실수를 하고도 무난하게 3온을 시킨 이태희. 그러나 첫 퍼팅이 짧았고, 두 번째 퍼팅마저 홀이 외면하면서 3퍼팅으로 더블보기됐다. 이미 경기를 마친 김우현과 10언더파 278타로 동타를 이뤘다. 연장전에서도 이태희는 다 이긴 경기를 놓친 탓인지 3온. 그사이 김우현은 2온을 시켜 7m거리의 버디퍼팅을 성공시키며 우승컵을 채갔다. ‘3퍼팅의 악몽(惡夢)’이었던 것이다.

KLPGA투어 E1 채리티 오픈(총상금 6억원)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졌다. 28일 경기도 이천 사우스스프링스 컨트리클럽(파72·6446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경기. 이변이 없는 한 조정민의 우승 상황. 그러나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3퍼팅이 화근이 돼 조정민은 이날 2타를 줄인 이지현2에게 우승컵을 내줬다. 이지현2는 2퍼팅이었다. 조정민이 2퍼팅만 했어도 연장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앨리슨 리가 퍼팅라인을 살피고 있다.
▲앨리슨 리가 퍼팅라인을 살피고 있다.
LPGA투어에서는 퍼팅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 모습이 더욱 명확하게 나타났다. 29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간주 앤아버의 트래비스 포인트 컨트리클럽(파72·6709야드)에서 막을 내린 LPGA 볼빅 챔피언십(총상금 130만 달러) 최종일 경기. 4라운드에서 퍼팅의 우열이 승부를 갈랐다. 장타는 그저 ‘쇼’였다.

우승자 펑샨샨(중국)은 이날 드라이버 평균거리는 단타인 240야드였지만 퍼팅수는 25개였다.

1타차 공동 2위 박성현은 3라운드에서 드라이브 평균 거리 277.5야드, 퍼팅수 31개로 무너지면서 72타를 쳤다. 최종일에는 퍼팅수 27개로 버디만 6개 골라냈다. 물론 드라이버 평균거리는 펑샨샨보다 30야나 더 나간 270.5야드였다.

세계여자골프랭킹 1위 탈환을 노렸던 유소연은 퍼팅이 망가져 실패했다. 최종일 퍼팅수가 33개로 72타를 쳤다. 유소연은 1언더파 287타를 쳐 공동 56위에 그쳤다.

호주의 백상아 그렉 노먼은 “드라이버 거리가 많이 나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했다. 이는 400야드를 시원하게 날리는 더스틴 존슨(미국)이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등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퍼팅은 드라이버 이상이다. 그린에 도달하기 전까지 선수들은 타수를 줄일 수 있는 기회가 많다. 티샷을 실수했어도 세컨드 샷을 잘하면 되고, 멋진 어프로치 샷을 하면 된다.

그러나 그린에서 퍼팅을 실수하면 스코어를 줄일 수 있는 기회는 영원히 사라진다는 사실이다. 골프대기자 golfahn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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