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무역시정 압박에 문 대통령 일자리 창출 난관”

입력 2017-05-23 08:43 수정 2017-05-23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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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코네티컷 소재 하만 인수·현대기아차 31억 달러 투자 계획 등 미국 투자 가속화…국내 제조업 신규 채용은 5년 만에 절반 이상 감소

국내 기업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불공정 무역 불만을 달래고자 현지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는 도요타 등 일본 기업이 취하는 전략을 따른 것이다. 그러나 이달 취임한 문재인 대통령의 일자리 창출 공약에 역행하는 것이며 각종 기업 스캔들과 조선업계의 대량 실업, 두자릿수에 달하는 청년 실업률 등으로 경제가 위태로운 가운데 이뤄지고 있어 국내에서 많은 반발을 살 수 있다고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문 대통령은 다음 달 미국 워싱턴에서 트럼프와 취임 후 첫 대면을 한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불만과 미국 내 일자리 축소에 대한 불안 속에서 섬세하게 균형을 잡아야 하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했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트럼프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미국 내 ‘일자리 킬러’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그는 특히 한미 FTA 발효 이후 대(對) 한국 무역수지 적자가 배로 늘어났다며 재협상을 하든지 폐지하든지 둘 중의 하나를 택해야 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은 상태다.

트럼프의 압박에 우리나라 대기업 일부는 이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코네티컷 소재 하만인더스트리즈를 80억 달러(약 8조9480억 원)에 인수했다. 또 연초 삼성이 미국 내 가전공장을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한다는 소식에 트럼프가 직접 트위터에 감사 표시를 하기도 했다. 현대기아차는 앞으로 5년간 미국에 31억 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는 이전 5년간 대미 투자액 21억 달러보다 50% 이상 늘어난 금액이다. 통신은 그동안 한국이 미국과 TV, 신발, 철강 파이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무역 충돌을 빚어왔으며 기업들이 해외시장에서 성장 동력을 모색하고 있기 때문에 대미 투자가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내 코가 석자’인 상황에서 기업들이 해외 일자리 확대에만 전력을 다한다면 국내 불만이 커질 것임은 분명하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015년까지 10년간 우리나라 기업들의 해외 고용은 53만 명에서 163만 명으로 세 배 이상 늘어났지만 국내 제조업체들의 신규 채용은 2010년의 14만8000명에서 2015년에 6만7000명으로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한국무역협회 산하 국제무역연구원의 이동복 통상연구실장은 “기업들이 해외에서 완전히 새롭고도 대규모로 투자한다면 한국에서의 고용은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배찬권 연구위원은 “단지 갑자기 강한 압박을 받았다고 미국을 위해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이는 무역 이슈에 올바르게 접근하는 것이 아니다. 양국이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에너지 수입을 좀 더 늘리는 방법으로 갈등을 좀 더 완화할 수 있겠지만 무역적자가 존재하는 한 트럼프의 불만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일본이 2000년대 초반 시장을 좀 더 개방하는 조치를 취해 미국과 좀 더 우호적인 무역관계를 구축했던 사례를 참고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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