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쌓아 가는 공부와 덜어내는 공부

입력 2017-05-02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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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수라는 나무는 본래 없는 것이고, 명경대라는 누대도 없는 것이다. 본래부터 한 물건도 없었거늘 어느 곳에서 먼지가 일겠는가?(보리본무수 명경역비대 본래무일물 하처야진애-菩提本無樹 明鏡亦非臺 本來無一物 何處惹塵埃)” 이것은 불교 선종(禪宗)의 제6조로 남종선(南宗禪)의 개창자인 혜능(惠能) 선사가 지은 것으로 전해지는 게송(偈頌: 선승의 깨달음을 담은 시)이다. 이 시는 원래 신수(神秀) 스님의 다음과 같은 시에 대해서 쓴 것이다. “나의 몸은 보리수와 같고, 나의 마음은 명경대처럼 맑으니, 때때로 부지런히 닦아내고 털어 내어서 먼지가 일지 않도록 해야지.(신시보리수 심여명경대 시시근불식 막사야진애-身是菩提樹 心如明鏡臺 時時勤拂拭 莫使惹塵埃)”

신수 스님은 지속적으로 수련하여 티끌 하나 없는 맑은 마음을 가짐으로써 도를 깨닫고자 하였다. 즉 ‘점수(漸修:점진적인 인지 확충)’라는 쌓아가는 공부의 길을 택했다. 그러나, 혜능 스님은 모든 것은 마음에 달렸으니(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물건에 가리지 않은 본래의 마음을 보는 것이야말로 참된 깨달음이라고 생각했다.

깨달음은 쌓아가는 공부로 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비우는 그 순간이 바로 깨달음의 순간이라고 생각하여 ‘돈오(頓悟;직각에 바탕을 둔 순간의 깨달음)’의 길을 제시한 것이다. 공부는 쌓아가는 공부도 해야 하고 덜어내는 공부도 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돈오는 점수의 결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점수 또한 돈오의 순간이 있어야 깨달음으로 이어질 수 있을 터이기 때문이다.

내일은 부처님 오신 날이다. 자신을 돌아보며 쌓아가는 공부를 해야 할 상황인지 덜어내는 공부를 해야 할 상황인지를 잘 가늠해 보아야 할 것이다. 가슴이 빈 채 머리만 채우기에 힘썼다면 덜어내는 공부에 더욱 힘쓰고, 머리에 든 게 없이 가슴만 뜨거웠다면 쌓아가는 공부에 힘써야 할 것이다. 성불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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