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크스바겐 살아있는 전설’ 피에히의 씁쓸한 퇴장

입력 2017-04-04 09:18 수정 2017-04-04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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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디난트 피에히(79) 전 폴크스바겐 그룹 이사회 전 의장이 자신이 보유하던 포르쉐SE(이하 포르쉐) 지분을 매각하기로 했다. 포르쉐 창업주 가문 내에서도 실력자로 꼽혔던 그가 지분을 내놓으면서 디젤차 배출가스 스캔들 문제로 경영 체질 개선에 나선 폴크스바겐으로서는 하나의 역사적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포르쉐 측은 3일(현지시간) 회사 최대 개인주주 중 한 명인 피에히 전 의장이 갖고 있던 포르쉐 지분 14.7%를 포르쉐와 피에히 가문의 다른 구성원에게 매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가 매각하기로 한 지분 가치는 약 11억5000만 유로(약 1조3703억 원)에 달한다. 포르쉐는 유럽 최대 자동차업체 폴크스바겐의 지주회사다. 폴크스바겐의 의결권 주식 52.2%를 포르쉐가 들고 있다. 이번 매각 합의에도 그는 개인 재단 등을 통해 포르쉐 주식 일부를 유지하지만 사실상 최대 주주 지위를 내려놓으면서 경영 일선에 대한 영향력을 완전히 잃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피에히 전 의장은 창업자인 페르디난트 포르쉐 박사의 외손자다. 창업자 포르쉐 박사에게는 딸 루이제와 아들 페리가 있었는데, 이들 자녀가 결혼해 이룬 피에히 가문과 포르쉐 가문이 회사 경영을 함께 했다. 그러나 경영 2세대인 루이제와 페리를 지나 경영 3세대인 페르디난트 포르쉐의 외손자 페르디난트 피에히와 친손자인 볼프강 포르쉐는 포르쉐와 폴크스바겐의 주도권을 두고 갈등을 빚어왔다.

피에히 전 의장은 1993년 폴크스바겐 그룹 사장에 취임해 폴크스바겐의 중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사회 의장 퇴임 직전까지 20년 넘게 폴크스바겐 그룹 내 최고 실력자로 군림했다. 그랬던 그가 그룹 내에서 영향력을 잃게 된 것은 2015년. 당시 피에히 의장은 자신이 키운 마틴 빈터콘 전 폴크스바겐 회장과 갈등을 빚게 되자 그를 축출하려고 했다. 하지만 오히려 빈터콘을 지지하는 이사회 반발에 부딪혀 의장 자리에서 물러나는 수모를 겪었다. 그의 사임 배후에는 사촌 동생인 볼프강 포르쉐 포르쉐 회장이 있었다.

피에히 전 의장은 의장직 사임 이후에도 지주회사인 포르쉐 지분을 바탕으로 폴크스바겐에 영향력을 행사해왔으며 디젤차 배출가스 스캔들을 둘러싸고 폴크스바겐 측과 대립했다. 독일 언론은 피에히 전 의장이 검찰 측에 “빈터콘 회장이 초기에 배출가스 문제에 대해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고 보도하자 회사 측이 즉각 부인하며 피에히 전 의장에 반발하기도 했다. 디젤 스캔들로 빈터콘 회장이 회사를 떠나면서 피에히 전 의장이 다시 경영 일선에 복귀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기도 했지만 결국 대주주 자리를 내놓으며 사실상 경영 복귀설에 종지부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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