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의 직수입 사업, 그 후폭풍은?

입력 2007-11-29 13:54 수정 2007-11-29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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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SK네트웍스가 그간 준비해온 병행 수입차 사업이 실체를 드러냈다. ‘수입차 업계의 거품을 빼겠다’던 SK네트웍스 정만원 사장의 호언장담이 현실로 이뤄진 것. 그렇다면 매장 오픈 후 고객의 반응은 과연 어떨까? 그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 SK네트웍스의 서초 S-모빌리언을 찾아봤다.

▲평일 오후에도 손님 줄이어

기자가 찾은 시간은 평일 점심시간 직후였다. 직원들은 식사 시간이 덜 끝나서인지 두 명밖에 없었지만 차를 둘러보는 고객들은 5~6명 정도 됐다. 모두들 이 차 저 차 꼼꼼히 살펴보는 모습들이었다.

기존 수입차 매장과의 차이점이라면 벤츠와 BMW, 렉서스, 아우디 등 서로 다른 브랜드들이 섞여서 전시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날 전시장을 찾은 김 모 씨(53. 자영업)는 “여러 브랜드의 차를 한자리에서 구경하니까 고객 입장에서 매우 편리하다”고 말했다. 기존 수입차 같으면 차를 한번 보고 나와서 다시 다른 전시장을 찾아갔을 법한 상황이다.

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은 다양한 옵션 선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전시 모델에는 기본가격표와 함께 선택 가능한 옵션리스트가 올려져 있는데, 고를 수 있는 폭이 상당히 넓다. 벤츠 S클래스의 경우 옵션 가격만 2000만원에 육박한다. 오너가 직접 차를 운전할 경우, 뒷좌석용 모니터 같은 장비는 과감히 뺄 수 있는 것이다. S-모빌리언의 한 영업사원은 “옵션을 최대한 자신에 맞게, 합리적으로 고르는 고객이 많다”고 설명한다. 이렇게 할 경우 기존 수입업체와의 가격 차이는 더 벌어진다.

여기에는 기존 수입업체가 기본적으로 풀 옵션으로 정해놓은 것도 포함되어 있지만,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수입하는 모델에 없는 옵션도 들어있다. SK네트웍스의 수입 모델은 S550과 S600으로, S550의 경우 미국형이어서 국내에 수입되는 S500과는 모델명부터 다르다(엔진 성능은 동일). S클래스는 차에 따라 사용언어를 선택하게 되어 있는데, SK네트웍스는 한글 세팅된 모델을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BMW의 경우 335i가 눈에 띈다. BMW코리아가 판매하는 모델의 가격은 8190만원. 이에 비해 SK네트웍스의 가격은 6170만원부터 시작한다. BMW코리아의 가격은 한 가지밖에 없지만, SK네트웍스에서 차를 살 경우 고객의 선택 사양에 따라 가격표가 상당히 차이를 보인다. 선택 가능한 옵션은 메탈릭 페인트(70만원)와 분할 접이식 뒷좌석(70만원), 전동식 후방 선 블라인드(80만원), 액티브 스티어링(200만원), 아이팟 연결 장치(50만원), 크루즈 컨트롤(330만원) 등이다. 개별 옵션을 모두 고를 경우 7104만원. 이 외에 스포츠, 프리미엄, 콜트 패키지가 마련되어 있다. 또한 주행거리별로 60만원~350만원 상당의 소모품 패키지도 취향대로 고를 수 있다.

▲사후 서비스가 ‘성공 열쇠’

이렇게 가격적인 면에서는 많든 적든 SK네트웍스 쪽에서 사는 게 유리해 보인다. 그러나 그간 병행 수입업자들이 실패를 반복한 이유가 부실한 사후 서비스 때문인 걸 보면, 정작 중요한 문제는 차를 팔고 난 이후라는 얘기다. 이에 대해 S-모빌리언의 한 영업사원은 “기존 수입 업체들의 경우, 특히 유럽업체들은 본사가 아닌 아태본부지역에 부품을 발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미국이나 일본, 아시아 등 어느 지역에서도 주문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즉, 경우에 따라서는 SK네트웍스 쪽의 대응이 더 빠를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AS문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걸까? SK네트웍스는 이미 직수입 사업을 위해 전국에 14곳의 정비 네트워크를 구축해 놓고 있으며, 앞으로 제휴망을 늘려간다는 목표를 세워놓았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기존 수입업체들은 SK가 장기적으로 서비스를 보장할지는 불투명하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과거 90년대 중반, 수입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병행 업자들이 우후죽순 늘어난 때에도 사후 관리가 안 돼서 고객의 불만을 산 적이 있다.

또 하나 걱정할 부분이 신차 공급 문제다. 과거에는 수입 브랜드가 본사차원에서 병행업자에게 차를 공급하는 해외 딜러를 문책해 신차 공급에 애를 먹는 경우가 빈발했다. 이에 대해 SK네트웍스 관계자는 “병행수입업을 방해하는 행위는 공정거래법 상 위배되는 것으로, 이와 유사한 사례가 외국에서도 제지당한 바 있다”면서 “SK네트웍스는 안정된 공급선을 확보했기 때문에 신차 공급 문제는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부품 공급 문제도 마찬가지 차원에서 전혀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SK네트웍스가 오픈한 S-모비리언 서초점의 경우, 평일 내방객이 100여명, 주말에는 150명 가량 된다고 한다. 이제 막 닻을 올린 신규 점포임을 감안하면 성공적인 출발이다. 이제 앞으로의 성공을 가늠할 키는 ‘고객 관리’다. 수천만원에서 수억원대의 차를 구입하는 고객들이 약간 싸다는 이유로 차를 구입할 리 만무한 만큼, 구입한 이후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사업 성공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하겠다.

장기적으로 볼 때 SK네트웍스의 직수입 사업은 국내 수입차 시장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경쟁은 가격과 서비스 면에서 소비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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