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 인사이트] ‘명품’은 옛말…스마트워치에 밀려 골동품으로 전락하는 스위스 시계들

입력 2017-03-31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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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바젤에서 23일(현지시간) 열린 시계·보석 박람회 '바젤월드'에서 파텍필립 부스의 디스플레이 모습. 사진=AP뉴시스
▲스위스 바젤에서 23일(현지시간) 열린 시계·보석 박람회 '바젤월드'에서 파텍필립 부스의 디스플레이 모습. 사진=AP뉴시스

세월이 흘러도 클래식은 정말 영원할까.

스위스 바젤에서는 지난 23일부터 30일까지 세계 최대 시계·보석 박람회인 ‘바젤월드 2017’가 열렸다. 이번 바젤월드는 영화 ‘007’ 시리즈 주인공인 제임스 본드 세대 중년 남성들의 옛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전시회에서 명품 시계 브랜드들은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는 클래식 시계를 야심 차게 들고 나왔다.

태그호이어는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1962년 작 ‘오타비아’의 부활 모델을 내놓아 전 세계 시계 애호가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오메가도 1957년 인기를 끌었던 스피드마스터, 레일마스터, 시마스터 등 3가지 에디션의 업데이트 버전을 내놨다. 세이코도 1960년 작 ‘그랜드 세이코’를 재해석한 시계를 내놨고, 파텍필립은 문페이즈 디스플레이의 시계를 선보였다.

스위스 시계산업은 최근 스마트워치와 웨어러블 기기 시장이 성장하면서 1980년 시계 산업을 뒤흔들었던 ‘쿼츠 위기(quartz crisis)’ 이후 최대의 위협에 직면하게 됐다. 지난해 스위스의 수출은 10% 급감한 194억 스위스프랑(약 22조원)을 기록했는데 시계 산업의 부진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의 편집부국장 존 개퍼는 29일자 칼럼을 통해 “명품시계로 통하는 스위스 시계가 골동품으로 전락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간 스위스 명품 시계는 브랜드 명성과 중장년층의 향수를 자극하는 클래식함을 버팀목 삼아, 숱한 신기술의 등장에도 꿋꿋하게 자신만의 영역을 지켜왔다. 하지만 개퍼 부국장은 “페이스북 세대들이 중장년층이 됐을 때도 이러한 클래식이 통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클래식의 정의는 시간이 지나면 변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점차 명품 시계와 스마트워치의 경계선은 모호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애플이 1만 달러 짜리 고급 시계를 선보이는 등 웨어러블 업체들도 고급 시계 시장 진입을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스위스 시계 브랜드는 IT 업계가 만드는 스마트워치와 분명한 선을 긋는다. 스와치는 최근 구글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해 독자 OS를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닉 하이예크 스와치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소비 가전 사업의 일부가 되고 싶지 않다”면서 “우리는 양질의 제품을 만드는 스위스 제조업체”라고 강조했다. 그는 스마트워치가 쿼츠 위기만큼의 위협은 아니라고도 했다.

스위스 생갈렌대학교의 벤자민 버그하우스 교수는 “명품 시계 업계는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는 것보다 미래를 창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개퍼 역시 “스위스 시계 업계가 ‘그들만의 세상’에 갇히는 것보다는 하나로 연결되는 세상에 동참해 럭셔리함을 유지한 ‘커넥티드 럭셔리 제품’으로 거듭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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