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5년 만에 최대 규모 반정부 시위…푸틴 4선 가도에 먹구름

입력 2017-03-27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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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전역에서 메드베데프 총리 부패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 열려…참가자 총 2만~3만 명 추산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26일(현지시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의 부패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린 가운데 한 참가자가 메드베데프의 부패 행위를 풍자하는 오리 장난감을 들고 있다. 모스크바/AP뉴시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26일(현지시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의 부패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린 가운데 한 참가자가 메드베데프의 부패 행위를 풍자하는 오리 장난감을 들고 있다. 모스크바/AP뉴시스

러시아 전역에서 5년 만에 최대 규모 반정부 시위가 열리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4선 가도에 먹구름이 드리우게 됐다고 26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시위 주최측은 이날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크에서 극동의 블라디보스토크에 이르기까지 전국에서 총 2만~3만 명이 시위에 참가했다고 추산했다. 이는 지난 2012년 부정선거 규탄 시위 이후 최대 규모다. 시민단체 OVD-Info에 따르면 수도 모스크바에서는 약 7000명이 시위를 벌여 933명이 구속됐다. 구속된 사람 중에는 유명한 반부패 운동가이자 내년 대선 출마를 노리는 알렉세이 나발니도 포함됐다. 특히 이날 모스크바에서 구속된 사람은 2012년 시위 당시보다도 많다.

지난 5년간 경찰의 대대적인 단속으로 반정부 시위가 거의 열리지 못했으나 이날은 러시아 전역 80여 도시에서 시위가 벌어졌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수천 명이 시위에 참가한 가운데 50여 명이 구속됐고 러시아 남부 크라스노다르에서도 200명 이상이 잡혔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도 수십 명이 구속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푸틴 대통령 지지율이 90% 이상인 마하치칼라에서도 시위가 벌어져 눈길을 끌었다.

이런 예상하지 못한 대규모 시위는 푸틴 정권의 부정부패에 대한 대중의 분노가 매우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FT는 분석했다. 나발니가 푸틴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의 부패 행위를 폭로한 동영상을 이달 초 공개한 것이 이번 시위의 직접적 원인이다. 러시아 국영 언론매체들은 이 동영상을 보도하지 않았지만 지난 수주간 구글 유튜브에서 1150만 명 이상이 해당 영상을 시청했다.

이날 시위에 참가한 젊은이들은 “우리 모두를 구속할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많은 시위 참가자가 오리가 그려진 그림이나 고무 오리 장난감을 들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동영상에서 메드베데프 총리가 오리를 키우기 위한 별장도 세웠다는 내용이 나온 것을 풍자한 것이다.

나발니는 이날 옥중에서 보낸 트위터 트윗에서 “정부는 많은 사람을 가뒀다. 이것이 바로 도둑들이 자신을 지키는 방법”이라며 “그러나 정부는 부패에 반대하는 수백 만 명 모두를 구속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러시아 키로프 시 법원은 지난 2월 나발니에 대해 횡령 혐의로 유죄 판결을 내려 나발니의 내년 3월 대선 출마를 막았다. 그러나 나발니는 대선 출마 의지를 굽히지 않으면서 전국 곳곳에 자원봉사자로 구성된 사무실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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