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환익 한전 사장 “전기 판매업 시대 지났다…사업 변화 필요”

입력 2017-03-2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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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로 미래 먹거리 창출…9대 과제에 2020년까지 7640억 원 투자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
재연임에 성공한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이‘업(業)의 변화’ 카드를 꺼내들었다. 기존의 전통적 전력공급 사업에 안주해서는 글로벌 전력산업 위기 시대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또한 해외 수출을 위해 도시바의 영국 원자력사업 지분 인수에도 강한 의지를 밝혔다.

조 사장은 연임이 확정된 21일 세종시 인근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마지막 승부가 될 핵심 사업에 대해 직접 프레젠테이션(PT)을 했다. 그는 “전기 팔아서 먹고 사는 시대는 지났다”며 글로벌 전력산업의 위기에 대해 역설했다.

조 사장은 ‘독일 최대 전력회사인 에온(EON)은 최근 5~6년 사이 영업이익과 시가총액이 70% 가량 떨어졌다. 프랑스 엔지(engie)와 독일 RWE 등 강자들 역시 시가총액이 반토막이 났다”며“기후변화 대응, 원전 축소, 전력수요 둔화, 새로운 플레이어 등장 등을 위기 요인”으로 꼽았다.

이어 그는“탈원전 분위기 속에서 온실가스 감축 부담이 커지고, 통신·IT 등 다른 산업계가 전력분야로 진출하고 있다”며“이대로 가다간 고도 기술과 싼 가격으로 무장한 구글 등 해외 기업에 다 빼앗기고 말 것”이라고 우려했다.

조 사장은 한전의 생존을 위한 미래 먹거리로 ‘빅데이터 통합 플랫폼 구축’ 등 신사업 추진을 제시했다.

조 사장은 “한전에는 900만 개 기지국이 있다. 전신주가 다 기지국이다. 전력 빅데이터를 축적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간 전력 빅데이터는 연간 3조3370억 건이 발생하고 있지만, 거의 버려지다시피했다. 한전은 현재 전력 빅데이터를 3540억 건 보유하고 있다. 가령 기지국에 센서를 붙이면 치매 노인 등 노약자 보호가 가능해지고, 먼지 측정이나 유동 인구ㆍ교통 상황 분석 데이터를 모을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조 사장은 “드론을 활용한 송전망 설비점검, 가상현실(VR) 기반 디지털변전소 시스템 점검은 이미 실시하고 있다”며 “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해 시행착오를 거쳐 경쟁력을 쌓아 나가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한전은 IT 전문 인력을 영입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조 사장은 “2030년까지 전세계 모든 에너지를 신재생으로 공급 가능하다”는 미국 싱귤래리티 대학 비벡 와드하 교수의 발언을 언급하며 소수 의견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력산업 개방 등 전력산업구조 개편 이슈에 대해 그는 “그 어느 나라도 전력망을 완전히 개방한 나라는 거의 없다”면서도 “다만, 프로슈머나 전기차 시장 등 에너지 신산업은 개방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기, 가스 등 분야별로 칸막이가 많은데 융복합 등 수평적 개방이 많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전은 도시바와 프랑스 에너지 기업 엔지가 만든 합작회사 뉴젠의 도시바 지분 60% 인수를 통해 영국 원전 사업 참여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만약 도시바의 뉴젠 지분을 한전이 인수하게 되면 우리나라는 UAE 원전 수출 이후 8년 만에 두 번째 원전 수출 성과를 거두게 된다.

원전 수출에 대해서 조 사장은 “영국과 일본 정부 사이 협의가 안 돼 기본 구조가 결정 안 됐다”며 “물밑에서 수없이 만나고 있는데 구조가 정해지면 가장 빨리 뛰어들 것”이라고 했다.

한편 조 사장은 2012년 12월 취임해 3년 임기를 채우고 지난해 2월에 이어 21일 재연임에 성공했다. 한전 사장이 두 차례 연임에 성공한 것은 조 사장이 처음이다.

그는 만성 적자신세였던 한전을 영업이익 10조원의 알짜배기 공기업으로 만들었다. 특히 2015년과 2016년 2년 연속 창사 이래 최대 수준의 영업이익을 낸 것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약 12조원으로 2015년 영업이익 11조3000억원을 뛰어넘으며 최고액을 경신하는 동시에 2년 연속 10조원을 돌파했다.

조 사장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14회로 공직에 입문해 산업자원부 차관, 한국수출보험공사 사장, 코트라(KOTRA) 사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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