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렉시트 공포 다시 고개…IMF-유로존, 그리스 채무 만기 앞두고 3차 구제금융 놓고 갈등

입력 2017-02-09 09:24 수정 2017-02-09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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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의 부채 위기가 또다시 유럽 전역에 엄습하고 있다. 영국을 시작으로 프랑스 등 유럽 곳곳에서 반(反) 유럽연합(EU) 정서가 빠르게 확산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그리스 부채 문제가 수면으로 떠오르면서 그렉시트(Grexit·그리스 EU 탈퇴)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그리스 채무경감에 대한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 채권단의 이견으로 그리스 3차 구제금융 집행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그리스가 유로존 경제에 새 뇌관으로 지목되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CNN머니가 보도했다.

발단은 IMF의 그리스 경제 분석보고서였다. IMF는 전날 공개한 그리스 경제 연례보고서에서 “그리스 채무는 지속불가능하며 결국에 폭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2010년부터 국제 채권단으로부터의 구제금융으로 연명하고 있는 그리스 정부가 정책적 제약과 고령화하는 인구 구조,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높은 실업률의 영향으로 공공 부채가 2030년이면 국내총생산(GDP)의 160%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폴 톰센 IMF 유럽 담당 책임자는 현재 그리스의 연금 부문 지출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높다”면서 과감한 연금 지출 삭감, 과세 기준 강화, 인프라 지출 증가는 처방을 제시했다. 또한, 유럽 채권단이 그리스의 채무를 낮춰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럽 채권단은 “지나친 비관”이라면서 즉각 반발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의 예룬 데이셀블룸 의장은 이날 “IMF의 그리스 채무에 대한 시각은 너무나 비관적인 것”이라며 그리스에 대한 3차 구제금융 프로그램이 종료되는 2018년 중반까지 유로존의 추가 부채 탕감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스 정부는 추가 부채 탕감이 필요하다는 IMF의 지적에는 수긍하면서도 연금 지출 삭감과 과세 기준 등 나머지 IMF의 요구는 추가 긴축을 하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반박했다. 양측이 이견을 보이면서 오는 7월 그리스의 채무 만기를 앞두고 3차 구제금융은 불투명해지게 됐다.

IMF는 EU, 유럽중앙은행(ECB)과 함께 과거 2차례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에 참여했으며 2015년에는 860억 유로 규모의 3차 구제금융에 합의했다. 그러나 구제금융 조건을 둘러싸고 유럽채권단과 IMF가 이견을 보이며 협상이 중단된 상태다. IMF는 유로존이 그리스의 채무를 줄여주지 않고서는 3차 구제금융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리스의 최대 채권국인 독일은 올가을 총선을 앞두고 그리스의 부채 탕감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최근 유럽 주요국 선거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 개시를 앞둔 상황에서 그리스 부채문제가 불거지면서 일각에서는 그렉시트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올해 네덜란드,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주요국들의 선거가 잇따라 예정된 가운데, 그리스 문제가 재점화될 경우 이들 국가에서 유로존에서의 퇴출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질 가능성도 있다. 선거를 앞둔 이들 국가가 그리스 부채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EU 주재 미국 대사인 테드 말락은 7일 그리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유로존의 미래가 앞으로 18개월에 달려있다”면서 “개인적으로 현재 그리스가 유럽에서 빠져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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