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하야(下野)

입력 2017-02-06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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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가 최순실의 태블릿PC를 공개하면서 세상에 알려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인해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에 직면해 있다. 이 국정농단 사건이 처음 보도되었을 때 사람들은 치미는 분노를 삭이며 여러 가지 피켓(손팻말)을 치켜들었다. 그리고 매 주말이면 광화문 광장에서 촛불집회를 열었다.

피켓에는 다양한 말들이 적혀 있었다. ‘박근혜 즉각 퇴진’, ‘박근혜 즉각 하야’, ‘박근혜 탄핵, 새누리 해체’…. 이 중에서 다른 말은 대강 알겠는데 ‘하야’는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며 혹 ‘하옥’과 같은 뜻이 아니냐고 묻는 사람이 내 주변에 적지 않았다.

하야는 ‘下野’라고 쓰고 ‘내려갈 하, 들(field) 야’라고 훈독한다. 직역하자면 ‘들판으로 내려간다’는 뜻이다. 下는 ‘아래’라는 뜻이지만 ‘내려간다’는 의미의 동사로도 쓴다. 들판으로 내려간다는 것은 곧 관직을 버리고 야인(野人)으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들에서 일을 하는 사람이 곧 벼슬을 하지 않은 사람, 즉 야인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피켓을 들고 외쳐댄 ‘즉각 하야’라는 말은 ‘곧바로 대통령직을 내놓고 당장 야인으로 내려가라’는 뜻이다.

하야는 어느 정도 대통령을 예우해준 말이다. 탄핵하여 쫓아내기 전에 스스로 판단하여 제 발로 내려가라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통령은 제 발로 내려가기를 완강히 거부했다. 이제는 쫓겨나는 일만 남았다. 하야할 용기마저도 없는 대통령으로 인해 대한민국은 세계를 향해 낯을 들 수 없는 부끄러운 나라가 되고 말았다.

대한민국 독재정치의 원조이자 원흉인 이승만도 4·19 사태를 파악한 즉시 “국민이 원한다면 당장 대통령직을 내놓겠다”는, 이른바 ‘하야성명’을 내고 대통령직에서 물러났었다. 박근혜, 어쩌자고 저렇게 버티고 있는지 모르겠다. 연일 거짓말과 억지 주장만을 쏟아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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