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시장, 가격파괴 전문점의 부활

입력 2007-11-05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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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 확보 수반돼야 실패 막을 수 있어

최근 소비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가격파괴 전문점이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이전의 가격파괴 점포와는 달리 품질이 뒷받침된 가격파괴 업종이 주목받고 있다.

창업전문가들은 "특히 이들은 대개 직거래 방식으로 유통비용을 축소하고 매장 고정비용과 인건비 절감 등을 통한 박리다매 전략으로 불황 탈출을 노리며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 유통비용 축소 통해 가격 인하

업계에 따르면 파격적인 가격정책이 수립되기 위해서는 ▲직거래를 통한 유통비용 축소 ▲직접 생산가공으로 마진 확보 ▲매장 고정비용 절감 ▲원재료 대량 구매 ▲박리다매 전략 등이 선결돼야 한다.

목우촌에서 운영하는 '웰빙마을' 일산호수공원점은 1+등급 이상의 최고급 한우를 200g 2만원에 제공한다.

보통 한우 고기집에서 4만∼5만원을 줘야 먹을 수 있는 것과 비교하면 반값에 똑같은 품질의 소고기를 먹을 수 있는 셈이다.

호수공원점을 운영하는 박연술 씨는 "산지 직거래 방식으로 유통비용을 축소해 가격을 낮추는 방법으로 다른 음식점과 차별화를 뒀다"면서 "중간상인 없이 본사에서 직거래를 통해 고기를 공급해 주기 때문에 이처럼 저렴한 가격으로 손님에게 내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고기를 포함한 모든 식재료를 본사에서 손질해 반가공 상태로 공급하기 때문에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는 점도 가격파괴를 가능하게 하는 요인이다.

무한리필 구이주점 '도누가'는 1인당 6900원이란 파격적인 가격에 소불고기, 돼지갈비, 삼겹살, 닭갈비 등 육류는 물론 오징어, 새우, 꼼장어 등 해산물 안주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

10여 년 전 유행했던 고기뷔페 형태와 유사하지만 기존 고기뷔페가 맛에 대한 뒷받침 없이 양으로만 승부했다면, 이곳은 맛과 품질이 뒷받침되고 있다,

완제품 식자재 공급 및 부페식 시스템을 도입해 인건비 등 고정비용을 낮춤으로써 맛과 품질을 갖추고도 저렴한 가격에 무한리필이 가능하도록 했다.

대림동에서 도누가를 운영하는 표승우(36)씨는 "진공 포장된 재료를 개봉해 팔기만 하면 되니까 주방장이 없어도 되고, 손님이 고기나 야채를 직접 가져다 먹기 때문에 79.2㎡(24평) 규모의 홀 운영도 두 명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퓨전 중국요리전문점 '취룡'은 본사에서 식재료를 대량으로 구매한 후 직접 가맹점에 공급함으로써 원재료 비용을 대폭 낮췄다.

아울러 주방의 재고관리까지 본사에서 해주기 때문에 식자재 손실률을 줄일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20억원을 들여 지은 소스 및 원재료 제조공장에서 식재료를 반가공해 진공된 팩 형태로 가맹점에 공급, 주방 등에 필요한 인력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러한 시스템을 통해 '취룡'은 중국코스요리의 가격을 파격적으로 낮춰 경쟁력을 확보했다.

그린티 에스프레소전문점 '티하임'도 커피 한 잔 값도 안 되는 가격에 원두커피와 빵을 무제한으로 제공한다.

셀프바 이용금액 2900원만 내면 신선한 원두커피와 모닝빵, 토스트, 크로와상 등을 양껏 즐길 수 있어서,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끌며 셀프바 이용 이후 고객수가 30% 이상 증가했다.

◆ 품질 선결돼지 않으면 실패하기 쉬워

창업전문가들은 좀처럼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소비심리가 저가시장의 경쟁력을 유지시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저가 시장이 경쟁력이 있다고 해서 차별화된 전략도 없이 무턱대고 가격파괴만을 내세우는 것은 위험하다"며 "우선 가격파괴 전략은 시장의 진입 장벽이 높지 않기 때문에 쉽게 과당경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많다"고 지적했다.

파격적인 가격파괴를 내세운 저가 삼겹살전문점, 치킨전문점, 김밥전문점 등이 제살 깎아먹기식 출혈경쟁으로 부실화된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

강병오 FC 창업코리아 대표는 "가격파괴라고 해도 품질이 뒷받침된 저가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며 "소비자 수준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저가 제품이라도 소비자들의 만족을 이끌어낼 수 있는 정도의 품질을 갖추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외식업의 경우에는 웰빙이 메가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유기농이나 친환경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고급화되는 고객의 취향을 얼마나 충족시켜줄 수 있느냐도 관건이라고 강 대표는 전했다.

그는 이어 "저가 전략만으로는 수익성에 한계가 있다는 점에도 주의해야 한다"며 "가격파괴 업종은 대체로 객단가를 낮추기 때문에 투자 대비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매출 자체에 한계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인건비나 임대비용 등 고정비에 대한 부담도 고려해야 한다.

강 대표는 "이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메뉴 가격대를 저·중·고가로 다양하게 조합하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가격파괴 창업시 주의할 점

- 유통비용 축소, 고정비용 절감 등으로 마진을 확보

- 가격파괴라고 해도 품질이 뒷받침된 저가만이 살아남을 수 있음을 명심

- 외식업의 경우 점차 고급화되는 고객의 취향을 얼마나 충족시켜줄 수 있느냐가 관건

- 시장의 진입 장벽이 높지 않기 때문에 쉽게 과당경쟁이 발생할 수 있음에 유의

- 저가 전략만으로는 수익성에 한계가 있다는 점에도 주의

- 매출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인건비 등 고정비에 대한 부담 고려

- 안정적 수익 확보를 위해 가격대를 저가, 중가, 고가로 다양하게 조합하는 전략 필요

<사진설명>

최근 소비심리 위축이 장기화됨에 따라 창업시장에서 가격파괴 전문점들이 다시 주목을 끌고 있다. 창업전문가들은 "가격파괴 전문점은 품질문제가 선결돼야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사진은 양질의 고기 등을 무제한으로 구워먹을 수 있도록 한 고기전문점 '도누가'의 내부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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