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자동차·5G까지 영역 확장…특허괴물 퀄컴 갑질 어디까지

입력 2017-01-19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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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의 특허를 쓰지 않고서는 스마트폰을 만들 수 없다.’

휴대전화 모뎀 제조업체로 출발해 ‘스냅드래곤’ 시리즈의 대박으로 스마트폰용 반도체 칩 분야의 최강자로 군림한 퀄컴의 위세를 비꼰 말이다. 이런 퀄컴이 세계 반독점 당국에 의해 궁지에 몰리고 있다. 스마트폰용 핵심 반도체의 독점적 지위를 내세워 스마트폰 제조사들에 자사의 라이선스를 사용하도록 회유한 퀄컴의 영업 방식에 잇따라 제동이 걸리고 있다. 이에 세계 반도체·스마트폰 업계의 속앓이도 끝나게 될 것인지 주목된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17일(현지시간) 퀄컴을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제소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지난달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사상 최대인 1조3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데 이어 본거지에서까지 철퇴를 맞게 된 것이다. 앞서 퀄컴은 중국에서도 2015년 9억7500만 달러의 벌금을 물었고, 현재 유럽연합(EU), 대만 경쟁당국으로부터도 반독점 혐의에 대한 조사를 받고 있다.

WSJ에 따르면 퀄컴은 시장에서의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애플 등 스마트폰 제조업체에 부당한 부담을 줬다는 이유로 제소됐다. 애플이 다른 칩셋 제조사와 협력하는 것을 퀄컴이 막았다는 것이다. FTC는 퀄컴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에 사용되는 베이스밴드 프로세서(BP)를 독점 공급해오면서 그 ‘독점적 사업자’라는 점을 이용해 로열티를 높게 받았다고 보고 있다. 다른 나라에서도 비슷한 이유로 철퇴를 맞고 있다.

퀄컴이 독자적인 기술을 개발해 세계 휴대전화 산업의 성장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것은 부정할 여지가 없다. 1985년 문을 연 퀄컴은 미국식 디지털통신방식(CDMA)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해 내로라하는 휴대전화 제조업체들과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비약적으로 성장, 휴대전화용 칩 분야에선 거의 독점적 지위에 올랐다. 그러다가 한 단계 더 도약하게 된 건 2000년 모바일용 칩셋 ‘스냅드래곤’을 개발하면서부터다. 이후 CPU와 GPU 성능이 더욱 향상된 후속 시리즈가 계속 나오면서 퀄컴의 존재감은 더욱 강해졌다. 현재 퀄컴은 커넥티드 카의 대중화에 주목, 사물인터넷(IoT)과 자동차 산업에서도 의욕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네덜란드 반도체 메이커 NXP세미컨덕터스를 470억 달러(약 55조원)라는 거액에 인수한 것도 IoT와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 장악을 위한 포석이다. 뿐만 아니라 퀄컴은 1G부터 4G까지 이동통신의 핵심 기술을 주도해온 자부심을 차세대인 5G 시대까지 이어갈 계획이다. 5G 시대 진입을 앞두고 이미 5G의 경제효과도 파악했다. 스티브 몰렌코프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가전박람회(CES) 기조연설에서 5G의 경제 파급효과가 2035년까지 12조 달러가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퀄컴은 이미 작년말에 세계 최초의 5G 모뎀인 ‘스냅드래곤 X50 모뎀’을 발표해 제공하고 있다.

문제는 퀄컴의 혁신 영역이 넓어질수록 관련 산업에 대한 위협도 커진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특허권을 둘러싼 공방은 더욱 범위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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