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16일 박근혜 대통령은…윤전추 행정관이 재구성한 당일 행적

입력 2017-01-05 21:57 수정 2017-01-06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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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2차 변론 기일에 유일한 증인으로 나선 윤전추(38) 청와대 행정관은 3시간 40분에 걸친 신문 과정을 통해 '세월호 7시간' 의혹에 대해 장시간 증언했다. 소추위원 측은 "윤 전 행정관의 일방적인 진술만 있었고 의혹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고 평가했고, 박 대통령 측은 "상당 부분 의혹이 밝혀졌다고 생각한다"며 엇갈린 의견을 내놨다.

헌법재판소는 5일 서울 종로구 재동 청사 대심판정에서 대통령 탄핵심판 2차 변론기일을 열었다. 이날 청와대 이재만(51) 전 총무비서관과 안봉근(51) 전 국정홍보비서관, 이영선(39) 행정관도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이 세 명은 심판정에 나서지 않았다.

소추위원 측은 윤 행정관을 상대로 세월호 참사일인 2014년 4월 16일 박 대통령의 행적을 추궁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윤 행정관은 최순실(61) 씨의 관계나 청와대 입성 경위에 관해서는 "기억나지 않는다", "대답할 수 없다"고 모호한 태도로 답변했지만, '세월호 7시간' 의혹에 관해서는 준비된 듯 명확하게 박 대통령의 당일 행적을 진술했다.

이날 증언에 의하면 윤 행정관은 세월호 참사 당일 오전 7시30분께 청와대로 출근했다. 본관에서 대기하던 그는 8시30분 대통령의 호출을 받고 관저로 이동했다. 관저에 딸린 사무실에 자리를 잡은 윤 행정관은 9시께, 아침 식사를 마친 것으로 짐작되는 박 대통령이 관저에 마련된 사무실로 들어가는 것을 봤다. 윤 전 행정관은 오전 내내 TV를 틀어놓고 세월호 관련 소식을 챙겨봤지만, 박 대통령이 머문 사무실에는 TV가 없었다. 오전 10시 15분 박 대통령은 김장수 국가안보실장과 통화했고, 'TV 중계를 보면서 상황을 파악하면 좋으실 것"이라는 조언을 들었다. 박 대통령이 노트북 등 다른 기기로 중계를 봤는지는 알 수 없다.

윤 전 행정관은 박 대통령이 사무실로 들어간 지 얼마 안돼 서류를 받아 전달했다. 이 때 윤 전 행정관은 대통령을 대면한다. 평소에는 인터폰을 통해 연락하고 물건을 정해진 위치에 놓고 가면 박 대통령이 받아가지만, 이 때는 대통령이 급하게 사무실에서 나와 마주한 순간이 있었다는 것이다. 비슷한 시기 윤 행정관은 대통령의 구강청결제를 같은 방식으로 전달했지만 이 때는 마주하지 못했다. 얼굴 시술을 받아 양치를 할 수 없어 사용한 것으로 의심된 그 제품이다. 윤 행정관은 "목이 부었을 때 쓴다, 저도 그렇게 쓰는데 오해를 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류가 전달된 지 얼마 안돼 안 전 비서관이 급하게 박 대통령을 만나러 들어왔다. 윤 행정관은 점심식사 전까지 안 전 비서관이 박 대통령의 관저 사무실에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점심을 혼자 먹었다. 평상시 식사 시간인 12시보다 늦은 때에 식당으로 이동했고, '생각보다 빨리' 나왔다는 게 윤 행정관의 증언이다. 정확한 시간을 알 수 없지만 오후에 정호성(48) 비서관이 급하게 박 대통령이 있는 사무실로 갔다. 윤 행정관은 "구조가 됐다고 해서 안정적인 분위기였다가 오후에 상황이 급변했다"고 말했다. 오후 2시 50분께 전원구조가 오보라는 국가안보실장의 서면보고가 올라왔다. 당시 국가안보실에서는 대통령이 어딨는지를 몰라 본관과 관저 두곳에 모두 보고서를 보냈다. 이후 박 대통령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로 이동하기로 결정한다. 박 대통령의 머리를 다듬기 위해 외부에서 화장과 머리손질을 담당할 2명이 청와대에 들어왔고, 윤 행정관이 이들을 직접 관저까지 데리고 왔다. 미용실 인력을 데려오라는 지시를 누가 내렸는지 윤 행정관은 알지 못한다고 했다. 평소 30~40분 걸리던 박 대통령의 '올림머리'는 20분이 채 안돼 완성됐고, 의상실에서 민방위복을 챙겨 대기하고 있던 윤 행정관은 박 대통령의 옷을 갈아입혔다. 이후 박 대통령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로 향할 때 윤 행정관은 미용실 인력 2명을 청와대 밖으로 내보냈다.

헌재는 준비기일을 통해 박 대통령 측에 '세월호 7시간에 대해 시간대별로 상세히 해명하라'고 요구했지만, 대리인은 이날 윤 행정관의 증언을 뒷받침할 내용을 제출하지 않았다. 대리인 중 한 명인 이중환 변호사는 변론 직후 기자들과 만나 "가능한 빨리 제출하려고 한다, (세월호 해명을 할) 마지막 기회니까 완벽하게 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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