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치적 외풍이 몰고 올 스타트업계 변화

입력 2016-11-30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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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효점 산업2부 기자

“1997년 외환위기, 2001년 닷컴 버블 붕괴, 2008년 금융위기…. 꼭 3~4년마다 경영에 위기가 찾아와 죽다가 살아났다.”

얼마 전 만난 벤처 1세대 경영인 S 씨가 들려준 칠전팔기의 경영사는 바람 잘 날이 없는 나날이었다. 그는 다행히 2012년도를 무사히 넘겼지만 그의 ‘주기설’에 따르면 2016년 즈음 역풍이 불게 돼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최근 최순실발 외풍에 1748억여 원에 이르는 내년도 문체부의 예산, 소위 ‘최순실·차은택 예산’이 삭감됐다. 이를 기점으로 전국 창조경제혁신센터에 대한 지자체 예산이 줄줄이 깎여 관련된 스타트업의 창업과 연구개발 일정이 차질을 빚고 있다.

예상되는 타격은 이뿐만 아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업계 전반적으로 ‘창조경제’ 브랜드의 혜택을 받은 점 때문에 스타트업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대되거나 민간 투자가 위축되는 등 불똥이 튀지 않을까 몸을 낮추고 있다”고 전했다.

정치적 상황에 따라 업계가 큰 폭으로 요동하는 것은 S 씨와 같은 노련한 기업인이 과거에도 반복해서 경험한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의 현실이다. 그러나 이들은 차세대 기술뿐만 아니라 그에 딸린 시장과 고객을 창출하며 전진하는 미래 산업의 선봉이다. 정치적 지원의 안정성은 믿을 수 없을지라도 이들의 노력에 대한 시장의 정당한 평가 시스템과 민간 투자는 최대한 유지돼야 한다.

S 씨는 “닷컴 버블이 붕괴되자 돈을 잃은 사람들은 벤처기업가의 잘못을 책망했다. ‘벤처는 나쁜 것’이라는 인식이 퍼졌다”며 “잘못은 벤처를 대상으로 돈놀이하던 사람들과 이를 부추긴 정부에 있는데, ‘다 똑같이 나쁜 놈’이라는 국민적 인식이 퍼져 사업이 여러모로 힘들었었다”고 돌이켰다. 그의 ‘주기설’은 틀리지 않았더라도, 이번 ‘주기’에는 외풍을 방비할 바람막이가 견디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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