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시대 개막] “미국의 구조적 문제 풀 아웃사이더” 앵그리 화이트의 반란

입력 2016-11-10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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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ㆍ오하이오 등 선거인단 많은 경합주 싹쓸이…부동층ㆍ침묵의 지지자들, 클린턴에 등돌려

정계의 이단아,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숱한 엘리트들을 쓰러뜨린 끝에 미국 대선 결선에서 대역전극을 연출하며 백악관의 새 주인이 됐다. 미국 대선은 트럼프 자신조차 예상하지 못했던 충격적인 결과였다. 대선 전 그는 공공연하게 선거 조작설을 제기하며 결과에 불복하겠다고 밝힐 정도였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트럼프는 대선에서 승리해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8일(현지시간) 트럼프가 플로리다 주와 오하이오, 노스캐롤라이나 등 주요 경합주를 싹쓸이한 것이 대역전극의 큰 원동력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선거인단 29명이 걸린 플로리다에서 49.1%의 득표율로, 47.7%의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제쳤다. 노스캐롤라이나와 오하이오에서는 50%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와 CNN 등 대부분의 미국 언론들은 대선 전 트럼프가 이길 수 있는 시나리오로 경합주에서의 승리를 꼽았는데, 이것이 현실로 이뤄진 것이다.

그러나 결정적인 승리 요인은 변화를 갈망하는 ‘앵그리 화이트(Angry White·분노한 백인들)’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가 블루칼라 노동자의 지지를 얻은 것이 승리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미시간과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등의 경합주가 이 계층이 많은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CNN 출구조사에서 전체 유권자의 70%를 차지하는 백인 중 58%가 트럼프를 찍었다. 클린턴은 백인을 제외한 다른 인종에서는 트럼프보다 더 많은 표를 얻었으나 백인의 압도적 지지를 확보한 트럼프를 이기기는 힘들었다.

부동층 유권자들도 현상 타파를 기대하면서 트럼프에게 한 표를 행사했다는 평가다. 클린턴이 버락 오바마 현 대통령의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던 반면 트럼프는 경제와 통상, 안보 등 거의 모든 정책에서 오바마와 정 반대의 길을 걸을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에디슨리서치가 2만358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출구조사에서 40%가 ‘변화를 이끄는 능력’을 차기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꼽았고 이들 중 80% 이상이 트럼프가 ‘그럴 수 있는 인물’이라고 답했다. 실리콘밸리 거물급 인사 중 거의 유일하게 트럼프 지지를 선언했던 피터 틸 페이팔 공동설립자는 “트럼프는 공격적이고 부적절한 표현에도 새로운 정치를 지향하고 있다”며 “미국이 직면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려면 트럼프와 같은 아웃사이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침묵의 지지자들도 이번 대선 결과에 큰 영향을 미쳤다. 트럼프는 종종 유세에서 “여론조사에서 클린턴에게 뒤지고 있지만 나에게는 침묵의 지지자들이 있다”며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와 같은 결과가 일어날 것”이라고 장담해왔다. 콜로라도 주의 한 유권자는 지난달 중순 WSJ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트럼프에게 투표할 것이지만 다른 사람에게 말할 수는 없다”며 “트럼프는 우리가 생각하지만 침묵을 지키고 있던 것들을 모두 언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WSJ와 NBC뉴스의 공동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를 지지하지만 이를 밝히지 않을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13%로, 클린턴의 8%를 웃돌았다.

아울러 이슬람국가(IS)의 테러, 유럽의 난민위기 등으로 미국에서 고립주의가 힘을 얻은 것도 트럼프 승리로 이어졌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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