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시대 개막] ‘설마’했던 트럼프, 45대 미 대통령 당선…최대 과제는 ‘사회 통합’

입력 2016-11-09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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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승리 소감을 밝히는 모습. 사진=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승리 소감을 밝히는 모습. 사진=AP뉴시스

‘아웃사이더’ 도널드 트럼프가 597일의 대장정 끝에 제45대 미국 대통령 자리에 오르게 됐다. ‘설마’했던 일이 현실이 되자 글로벌 금융시장은 요동쳤다. 민주당은 백악관 자리에 이어 의회 상원 다수당 자리를 공화당에 내주며 그야말로 ‘패닉’에 빠졌다.

◇반전에 반전…빗나간 예측=트럼프는 8일(현지시간) 미국 전역에서 실시한 대선 투표에서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을 꺾고 백악관행 티켓을 거머쥐게 되는 이변을 연출했다. 그의 러닝메이트인 마이크 펜스 인디애나 주지사도 부통령에 함께 당선됐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트럼프의 승리 가능성을 점치는 전문가들은 많지 않았다. 미국 CNN은 클린턴의 당선확률을 91%로 제시했고 뉴욕타임스(NYT)는 클린턴의 당선확률을 84%로 점쳤다. 하지만 개표 초반부터 트럼프의 돌풍은 거셌다. 개표 초반 트럼프는 선거인단 24명을 확보하며 당시 3명을 확보하는데 그친 클린턴을 제치고 선두를 달렸다. 하지만 이내 경합주에서 엎치락뒤치락하며 초접전을 벌였다. 중간 중간 역전에 재역전을 거듭했다. 하지만 최대 격전지로 분류됐던 플로리다와 오하이오, 노스캐롤라이나를 차례로 접수하면서 판세는 트럼프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클린턴 승리를 전망하던 NYT 등 주요 미국 언론들이 트럼프 당선이 유력하다고 보도하기 시작했다. 그는 이날 위스콘신 주의 승리를 끝으로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 수 270명을 넘기며 사실상 대선을 마무리 지었다. 일부 주에서 개표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동부시간 기준으로 9일 오후 3시53분 기준 트럼프가 확보한 선거인단 수는 289명이다. 클린턴은 218명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트럼프의 예상치 못한 선전에 글로벌 금융시장은 요동쳤다. 달러는 급락했고, 안전자산인 엔화는 급등했다. 멕시코 페소 가치는 사상 최저치로 추락했다. 일본과 중국증시는 하락세로 마감했고 외환시장도 요동쳤다.

◇美 최초 재벌 출신 대통령=트럼프는 수 조 원대 자산가로 공직·군 경력이 전혀 없다. 그는 내년 1월 20일 취임 시 만 70세로 미 최고령 대통령이 되는 기록도 세운다. 1946년 독일계 이민자 2세의 넷째로 태어난 트럼프는 부친으로부터 1971년 부동산업체 ‘엘리자베스 트럼프 & 선’의 경영권을 물려받은 뒤 지금의 ‘트럼프그룹’으로 일군 전문 경영인이다. 그간 대권에 도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비록 중도에 접었지만 2000년 개혁당 대선 경선에 출마하는 등 한 차례 대권에 도전한 바 있다. 트럼프는 지난해 6월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그가 출마를 선언했을 당시만 해도 그가 본선 무대에 오를 것으로 점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정치 경력이 전혀 없는 데다 대중에는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에 나오는 괴짜 경영인이라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 여기에 멕시코에 장벽설치를 내세우며 불법이민자 추방 등의 공약을 내걸고 시종 여성비하와 반(反)이슬람 등 인종차별 막말과 기행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때마다 자질론이 불거지기도 했지만, 그의 지지율 상승세는 이어졌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지지자 중 52%가 ‘분노한 유권자’들이라고 진단했다. 이민자에 관대한 정책, 월가 대형 은행의 횡포와 소득 불평등에 분노하고, 무능한 워싱턴 정치에 실망한 백인 중산층 유권자들이 트럼프 막말에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꼈다는 설명이다.

◇FBI가 숨은 일등공신?= 트럼프의 선전에는 클린턴의 최대 약점으로 손꼽혔던 이메일 스캔들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선 후반 트럼프는 ‘음담패설 녹음파일’ 파문과 과거 잇단 여성 성추행 의혹으로 벼랑 끝 위기에 몰렸지만 연방수사국(FBI)의 활약(?)이 기사회생의 기회가 됐다. 지난 7월 수사 종결로 일단락됐던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이 부각된 것은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 때문이었다. 그는 대선을 11일 앞둔 지난달 28일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 방침을 밝혔다. 이에 선거개입 논란이 거세졌으나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사면 스캔들’수사 기록까지 공개하며 클린턴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었다. 결국 이메일 스캔들에 시종 발목이 잡혔던 클린턴은 ‘비호감’의 이미지를 극복하지 못하고 8년 전에 이은 대권 재수에 실패했다.

◇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아웃사이더’ 대통령 시대가 열리면서 미국은 물론 전 세계의 정국과 금융시장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트럼프는 9일 승리 연설에서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며 "미국을 우선하겠지만 모든 국가를 공정하게 대하겠다”고 밝혔지만 그의 보호무역주의 공약이 미국 정책에 어떤 형식으로 담기게 될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특히 한·미 동맹의 재조정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전면 재협상을 밝힌 터라 한반도에 미칠 파장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치열한 접전 끝에 당선된 만큼 분열된 미국 사회를 통합해야 하는 것도 당면과제로 지적된다. 트럼프가 대선 레이스 내내 여성과 이민자, 외국인 등에 대한 혐오·비하 발언을 일삼아온 터라 집권 후 미국 내 분열현상이 더 확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공화당은 8년 만에 대통령을 배출해 정권을 되찾은 데 이어 상·하원 다수당을 모두 지켜냄으로써 행정부와 의회 권력을 모두 장악하는 기염을 토했다. 공화당이 양원의 다수당 지위를 차지함으로써 트럼프의 정책 행보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민주당은 3연속 정권 연장에 실패하며 8년 만에 야당으로 전락했다.

한편 트럼프는 다음 달 19일 각 주 선거인단의 투표, 내년 1월6일 상원의 당선 발표 등 요식절차를 거쳐 1월20일 세계 최강국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으로 취임해 4년간의 임기를 이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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