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자의 우리술 이야기] 식품 첨가물과 우리술

입력 2016-10-06 10:40 수정 2016-10-06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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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영 송현경제연구소장

술은 당이 알코올로 바뀌는 발효과정을 거치면서 만들어지고 이때 여러 가지 맛과 향이 생긴다. 술에는 이렇게 자연적으로 생긴 맛과 향을 보충하거나, 술을 쉽게 만들고 오래 보존하기 위해 다양한 첨가물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첨가물에는 합성제품이 많지만 천연물질도 있다. 독일 맥주는 맥아, 호프, 효모와 물로 만들어진다. 엄밀하게 보면 호프도 맥주 맛을 좋게 하기 위한 첨가물이다. 와인도 만드는 과정에서 맑게 하기 위한 팩티나제와 같은 청징제가 들어가고 장기 보존을 위해 아황산염이라는 산화방지제가 들어간다. 와인을 오크통에서 숙성했다면 오크도 간접적인 첨가물 작용을 한다. 오크통에서 숙성되는 위스키나 브랜디도 마찬가지다. 첨가물 중에 당연히 합성 첨가물이 더 문제가 된다.

우리가 자주 마시는 소주와 막걸리 등에는 합성 첨가물이 많이 들어간다. 주정에 물을 타서 만든 희석식 소주는 주정이 갖는 특별한 냄새가 있는 데다 맛이 없어 여러 가지 첨가물을 넣어 조미를 해야 마실 만한 술이 된다. 아스파탐이나 스테비아 등 감미료뿐 아니라 소르비톨, 글리신, 구연산 등 영업 비밀에 해당될 정도로 다양한 첨가물이 들어간다. 막걸리, 약주 등은 제조과정에서 구연산이나 젖산 등이 들어가고, 제조 후에는 아스파탐이나 올리고당 등의 감미료가 첨가된다.

우리는 일상 식생활에서 많은 식품 첨가물에 노출돼 있다. 가공 식품과 마트에서 파는 반찬, 패스트푸드 등에는 여러 첨가물이 들어가 있다. 법규상 사용이 허가된 첨가물들은 안전하다곤 하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새로운 부작용이 밝혀져 갑자기 사용이 중단되는 첨가물도 있다. 즉, 대부분의 식품 첨가물은 아직까지 인체에 주는 나쁜 영향이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

술은 기호식품으로, 과하게 마시면 건강에 좋지 않다. 당연히 첨가물이 들어간 술은 더 나쁘다. 숙취의 원인이 무엇인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첨가물이 많이 들어간 술이 숙취가 많을 가능성이 높다. 한국에서 팔리는 술에는 첨가물 표시가 되어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표시된 첨가물 외에 다른 첨가물이 없는지 완전히 믿기 어렵다. 또한 개별 첨가물의 안전성이 검증되었다 하더라도 여러 가지 첨가물이 동시에 사용될 때의 부작용과 첨가물이 알코올 성분에 장기간 노출돼 있을 때의 부작용에 대해서는 거의 검증돼 있지 않다. 술에는 여러 식품과 마찬가지로 첨가물이 들어가는 것을 막을 수 없다. 그러나 많지는 않지만 첨가물 없이 쌀, 누룩, 물로만 만드는 우리 술이 있다.

소비자 보호와 선택의 편의를 위해 첨가물과 관련해 술을 세 가지 종류로 구분해 보면 좋을 듯하다. 우선 제조과정을 포함해 첨가물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술이다. 두 번째는 천연 첨가물만 들어간 술로, 이 경우 천연 첨가물의 종류를 엄격히 운용해야 한다. 나머지는 합성 첨가물이 들어간 술이다. 그리고 식약처는 사전 인가뿐 아니라 유통되는 술의 사후 점검을 통해 품질의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 이는 국민이 좀 더 안심하고 술을 마실 수 있게 할 뿐 아니라, 첨가물 없이 좋은 우리 술을 만드는 업체에 대한 강력한 지원 정책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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