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김영란법’ 주의보] 편의점·가공식품株 ‘무지개’… 백화점·주류株 ‘된서리’

입력 2016-09-20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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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선물세트 배치 편의점 ‘최대 수혜’… 팜스코·하림·파리바게뜨 등 대체수요

백화점, 5만원 이하 상품군 강화 정면돌파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의 최대 수혜주는 편의점으로 꼽힌다. 1인 가구 증가로 편의점 매출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 백화점·대형마트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단가가 낮은 편의점 선물세트가 인기를 끌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태현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김영란법은 고가 선물세트와 상품권 판매 비중이 높은 추석과 설날 백화점ㆍ대형마트 실적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편의점 선물세트는 상대적으로 단가가 낮은 데다 지금까지 판매 비중이 적어 김영란법 시행 이후 타 업태 대비 상대적 프리미엄이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공식품도 수혜주로 거론된다. 브렉시트, 국내 기업 구조조정 여파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 부각으로 경기 회복을 자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가공식품으로의 대체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설날과 추석을 합친 명절 선물세트 시장 규모는 약 1조 원으로 추산된다. CJ제일제당, 동원F&B, 대상, 사조, 오뚜기 등 국내 식품 5사 기준 합산 매출액은 6000억 원 수준이다. CJ제일제당의 점유율은 5사 합산 기준 35%에 달한다. 동원F&B와 대상 점유율은 각각 30%, 18%로 추정된다. 작년 가공식품 명절 선물세트 시장은 최근 5년 이래 가장 높은 성장률(9.2%)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가공식품 업체들의 명절 선물세트 가격대가 대부분 4만~5만 원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가 선물에 대한 대체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가공식품 업체 실적은 통상적으로 명절이 있는 1분기 및 3분기가 좋아 3분기 가공식품 업체들의 견조한 실적 개선세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한우나 과일바구니 대체용으로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돼지고기, 닭고기, 빵 등이 선물로 각광 받을 수 있어 육가공회사인 팜스코와 하림, SPC그룹 계열사로 파리바게뜨에 식자재를 공급하는 삼립식품 등이 수혜주로 거론된다. 또 저녁에 술을 마시는 대신 영화를 함께 보거나 스크린골프장을 찾는 등의 접대 문화가 형성되면서 CJ CGV, 골프존이 혜택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외식 관련주도 수혜주로 거론된다. 김영란법에 따라 1인당 식사비 3만 원은 저녁 술자리에 적용하기에는 부족한 금액이다. 이 때문에 저녁 식사 자리 자체를 기피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저녁 있는 삶’이 보편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경우 가족들과 방문하기 좋은 패밀리 레스토랑이나 3만 원 미만의 ‘가성비’ 높은 외식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집에서 저녁을 먹는 가정이 증가하면서 간편가정식(HMR) 시장도 혜택을 입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마트 ‘피코크’, CJ제일제당 ‘비비고’ 등이 김영란법 시행을 계기로 간편가정식 확대에 따른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반면, 김영란법 시행에 따른 직격탄은 백화점 업계가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정육, 건강식품, 청과 등 백화점 명절선물 세트의 90% 이상이 5만 원 이상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설부터 백화점의 명절 선물 매출이 줄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백화점 업계가 5만 원 이하 상품군을 강화하면서 위기를 정면돌파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실제로 김영란법 시행을 앞둔 올해 추석 연휴 기간 백화점의 5만 원 미만 선물 세트 판매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지난달 26일부터 추석 직전인 이달 14일까지 추석 선물 세트 총 판매 실적이 전년 대비 10% 늘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5만 원 미만의 선물 세트 매출은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47% 급증했다. 롯데백화점 역시 비슷한 기간 가격대가 저렴한 가공식품 및 생필품 선물 세트 매출이 16.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먹거리 외 선물용으로 각광 받던 화장품 업종을 비롯해 1인당 3만 원인 식사금액 상한선 규제를 받는 주류업종도 영향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접대용으로 이용되고 있는 일부 골프장 기업들의 타격도 불가피해 보인다.

김영란법 시행에 따른 택배업계의 피해는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애초 택배업계는 김영란법 시행으로 명절 등에 주고받는 선물이 줄어들면서 택배물량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신지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CJ대한통운의 경우 회사 자체 추정임을 전제로 김영란법 시행에 영향받는 물량 비중을 0.06%로 제시했다”며 “김영란법 시행으로 택배물량 감소는 미미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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