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우리銀 지분매입 검토… 예보 입김?

입력 2016-09-02 15:09 수정 2016-09-05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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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정부가 발표한 과점주주 매각방안 검토 중”

우리은행 민영화 작업이 불안한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한화생명은 2일 공시를 통해 “우리은행 지분 인수 참여를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 확정된 바는 없다”며 “이와 관련해 추후 구체적인 사항이 확정되는 시점에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한화생명이 우리은행 지분 4%를 사들일 계획이라는 내용의 언론 보도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이다.

금융위원회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지난달 22일 과점주주 방식으로 우리은행 지분을 팔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지 약 2주 만에 민영화 작업이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닻을 올린 셈이다.

앞서 정부는 예금보험공사가 갖고 있는 우리은행 지분 48.09% 가운데 30%를 우선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입찰 가능 물량은 4~8%로, 지분 4% 이상 투자자에게는 사외이사 추천권을 부여하는 등 민영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엿보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예금보험공사가 한화생명의 주요 주주인 점을 지적하며 이번 한화생명의 우리은행 지분 매입설이 결국 ‘돌려막기’식 아니냐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한화생명의 최대주주는 한화건설로 28.40%의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다. 이어 (주)한화가 18.15%, 예금보험공사가 15.25%의 지분을 각각 갖고 있다. 한화생명 자사주 비율은 13.49%이다.

우리은행 민영화는 정부 입장에서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 중 하나다. 지난 2010년 이후 네 차례에 걸쳐 민영화를 시도했지만 그때마다 유효수요 부족 등으로 번번이 무산됐다. 이번이 다섯 번째 시도인 만큼 매각 작업을 마치겠다는 의지는 여느 때보다 강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매각 방안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그동안 수요 조사 과정에서 우리은행 매각을 추진할 수 있는 수준의 잠재 투자 수요를 확인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번 매각을 통해 우리은행을 민간의 영역으로 온전하게 되돌려 보내고자 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지분 매입자로 한화생명이 시장에 거론되면서 이번 민영화 작업 역시 졸속으로 처리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 한화생명과 함께 교보생명도 지분 매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정부가 발표한 과점주주 매각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는 단계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오정근 건국대학교 교수는 “예보가 대주주인 우리은행의 과점주주로 역시 예보가 주요 주주인 한화생명이 나선다는 모양새가 바림직해 보이지 않는다”며 “이 같은 방식이 진정한 우리은행의 민영화인지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고 한화생명이 우리은행 지분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주요 이유인 방카슈랑스(은행 지점에서 보험 판매) 분야에서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는 명분의 진정성에도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네 번의 실패를 딛고 다섯 번째 시도되는 우리은행의 민영화를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는 정부의 의지로 인해 예보를 통한 정부의 입김이 직ㆍ간접적으로 전달됐다고 보인다”며 우려를 표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가 대형 보험사를 내세워 우리은행 지분 매각에 대한 분위기를 띄우려는 것 처럼 비춰진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우리은행 지분 매각과 관련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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