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라이프 ]‘부산행’ 흥행에 ‘개미핥기’ 오명…현실 속 펀드매니저는

입력 2016-08-17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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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 등락따라 실시간 스트레스…로보어드바이저에 자리 뺏길 수도

올해 첫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부산행’이 이번 여름 극장가를 평정한 가운데 펀드매니저들이 남몰래 불편한 심기를 감추고 있다. 영화 속 주인공의 직업인 펀드매니저가 ‘개미핥기’로 묘사되면서 일반 대중의 따가운 시선이 고스란히 투영됐기 때문이다.

영화 속 주인공 석우(공유 분)는 증권업계에서 ‘큰 돈’을 움직이는 유능한 펀드매니저로 묘사되는 동시에, 개미(개인투자자)의 피(투자금)를 빨아먹는 인물로 그려진다. 석우의 휴대전화에 ‘개미들’이라는 폴더가 따로 만들어진 장면은 이러한 인물의 성격을 잘 그리고 있다.

하지만 펀드매니저 나름대로의 사정과 변명도 있다. 최근 들어 규제가 강화되면서 소위 ‘작전’을 펼치는 게 불가능하고, 수익률 압박이 극도로 심하다는 점이다. 게다가 최근 인공지능 로보어드바이저의 출현으로 본연의 역할까지 위협받고 있다는 것도 펀드매니저들의 설움에 한몫한다.

◇재산·펀드 관리 등 ‘자산운용’… 수익률 ‘실적’ 압박 = ‘자본주의의 꽃’이라고 불리는 증권 업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펀드매니저는 주로 수익증권이나 뮤추얼펀드와 같은 간접투자 상품을 개발해 투자고객들에게 판매한다. 더불어 투자신탁, 연금 등의 기관투자가나 개인투자가의 자산이 최대한의 투자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투자전략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계획을 세워 운용한다.

운용자산의 특징에 맞춰 자금 사정의 변화 및 주식시장의 변동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항상 최대한의 이익을 얻도록 투자전략을 세운다. 투자배분상의 손실 위험을 피하기 위해 주식, 채권, 파생상품, 현금 등으로 구분해 운용하는 등 위험관리도 담당한다.

펀드매니저는 증권시장이 개장되면 주가의 변화 및 금리상황을 지켜보며 매매거래를 시작하고, 장이 끝날 때까지 계속해서 올라오는 공시와 뉴스 속보들을 참고하며 증권을 매매한다.

일정한 한도 내에서 회사 명의로 선물 및 옵션을 운용하며, 개인투자가나 기관투자자에 대해 투자에 관한 지식을 제공하고 자산운용에 대한 조언을 한다.

역외 펀드를 설립해 판매하기도 하며 고유채권포지션운용, 채권트레이딩, 전환사채운용 등 상품채권을 인수하거나 매수하며 이를 운용한다. 이를 위해 투자설명회에 참석하거나 기업탐방 등을 통해 정보를 수집·가공한다.

펀드매니저는 다른 사람이나 기관의 돈을 직접 운용하는 직업인 만큼 이에 따른 직업 윤리의식이 우선시 되는 직업이다.

하지만 과거 일부 펀드매니저들이 소위 ‘작전’을 펼치면서 펀드매니저에 대한 위상과 신용이 많이 떨어진 상황이다. 영화 속 상화(마동석 분)가 펀드매니저를 가리켜 “아, 펀드매니저? 개미핥기지. 다 남들 피 빨아 먹고 사는…”이라고 묘사한 부분이 일반 대중이 갖고 있는 펀드매니저에 대한 인식의 기저다.

이에 대해 펀드매니저들도 사실 크게 보면 여느 회사원과 비슷한 ‘월급쟁이’일 뿐이라고 강조한다.

한 펀드매니저는 “담당하고 있는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실시간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자신의 실적이 그때 그때 고스란히 반영돼 숫자로 나타난다”면서 “수익률이 내 실적인 만큼 쉽게 작전에 투입될 수 없다. 수익률 압박이 굉장하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 발전… 로봇이 ‘펀드매니저’ 역할까지 = 전 세계적으로 로보어드바이저에 기반을 둔 진화형 인공지능 투자 전략이 보급되면서 국내 운용업계도 큰 변화에 대비하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을 뜻하는 ‘로보(Robo)’와 자문 전문가를 의미하는 ‘어드바이저(Advisor)’의 합성어로, 투자자가 입력한 정보를 토대로 알고리즘을 활용해 자동으로 시장 상황에 따라 위험을 조정해가며 자산을 관리해 주는 서비스다.

현재는 펀드매니저에 따라 포트폴리오가 구성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빅데이터를 축적해 각 개인의 조건이나 투자성향에 맞는 포트폴리오가 효과적으로 구성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최근 국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은 성공적인 로보어드바이저 사업 추진을 위한 전략적 업무제휴를 진행하고 있다.

빅데이터와 기계학습(머신러닝) 등 데이터 분석과 국내외 기관 펀드매니저, 애널리스트 등의 정성적 분석을 토대로 한 한국형 로보어드바이저 자산관리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정부 역시 인공지능에 기반을 둔 로보어드바이저에 사활을 걸고 있다.

최근 개정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오는 11월부터 로보어드바이저가 직접 투자자문에 응하거나 투자자로부터 자산을 위탁받아 운용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 로보어드바이저는 전문인력의 업무에 활용되기만 했을 뿐 스스로 일을 하지는 못했다. 다만, 로보어드바이저를 고객 자산 운용에 본격 투입하려면 금융위가 마련한 ‘테스트 베드(Test Bed)’에서 안정성을 검증받아야 하고 운영과 보수를 책임질 전문 인력을 1명 이상 확보해야 한다.

개정안에 따르면 로보어드바이저는 분기별로 1회 이상 투자자의 재산을 분석해 리밸런싱(재조정)을 해야 하고, 투자 조언 내용이 하나의 종목이나 자산에 집중되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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